제17대 대통령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제17대 대통령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민주화 이후 한국정치 재도약 ‘호기’

  • 승인 2007-10-18 00:00
  • 신문게재 2007-10-19 5면
  • 김대중 기자김대중 기자
매니페스토 발판 지역발전 공약 실현
새 대통령은 국민과 비전을 공유해야


두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한국정치사에 있어 전환기적 성격을 갖는다. 87년 민주항쟁이후 20년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그만큼 중요성이 크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역할로 한국 정치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한국공공행정학회와 대전시·충남도선관위가 주최하고, 중도일보와 배재대가 후원,‘성공적인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유권자의 역할`을 주제로 18일 열린 대선기획세미나 내용을 요약했다. <편집자 주>


▲ 라미경 순천향대 교수 - ‘제17대 대통령선거의 의미와 지방 NGO 역할`
1987년 민주화로의 이행을 맞은 지 20년이 되는 올해는 한국정치사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한국선거의 투표결정에 가장 민감한 요소들은 관권·금권선거의 대결, 부정·탈법의 만연, 지역패권과 지역감정의 대결 등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유권자의 투표 선택은 정책과 실적평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87년 민주항쟁이후 시민의식의 향상과 시민단체의 역할은 한국정치사회 발전에 중추적인 부분을 담당했다.

▲ '성공적인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위한 유권자의 역할'이란 주제의 대선기획세미나가 18일 오후 배재대학교 국제교류관 아트컨벤션 홀에서 열려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 박갑순 기자
▲ '성공적인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위한 유권자의 역할'이란 주제의 대선기획세미나가 18일 오후 배재대학교 국제교류관 아트컨벤션 홀에서 열려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 박갑순 기자

한국에서의 매니페스토 운동은 시민단체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매니페스토 운동을 선거 기간에 후보자가 발표하는 참공약을 작성하고 선택하는 선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참공약을 작성하기 위한 정당의 구조개혁과 정치인들의 인식 혁신, 참공약을 중심으로 선거과정을 이끌어 나가려는 언론의 노력, 유권자 교육과 홍보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행 등 모든 활동을 지원하고 활성화시켜 줄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정비를 포괄해야 한다.

또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공약의 구체화 뿐 아니라 유권자의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정치, 정치인들만의 정치, 비전이 없는 정치를 반복하는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02년 대선이 인터넷 미디어의 위력을 확인해준 일종의 중앙통제센터가 존재하는 ‘허브형 진지전`이었다면 올 대선은 이념적·정파적 입장과 주의·주장이 표출되는 ‘분산 네트워크형 유격전`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 특성상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유언비어가 확산할 여지가 크다.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개조시키기 위해서는 중립적인 세력에 의한 감시와 견제, 균형이 필수적이다.

▲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 ‘제17대 대통령에 요구되는 바람직한 리더십`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전진이냐, 정체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은 무엇보다 국민과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대통령과 국민간에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국민들에게 희망이 솟고, 활력이 생겨날 것이다. 둘째, 진정한 의미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진정한 리더십은 지도자와 국민들간에 정서적 공감과 공유, 소통이 이루어져야 참여민주주의가 구현된다.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를 표방하였지만 노 대통령 스스로 시인했듯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

언론사 취재제한 조치에서 드러났듯이 아집과 독선적 요소들이 적지 않다. 요즘 대선주자들은 정책제시를 통해 국민들의 감화를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정치적 흥행성 제고를 위한 능변위주의 대중전략과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한 공격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정권을 잡으면 국민들에게 등돌림 당하기 쉽다. 셋째, 국민들은 거칠고 공격적인 권력보다는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지도자를 원한다. 또 새로운 대통령은 권력을 향유하는 정치적 인간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개인적 욕심을 버리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국가라는 거대한 기업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경영자적 자세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가 아닌 다양성과 차별성을 인정하는‘열린 마음`도 필요하다. 대통령은 여유로움의 미덕이 필요하다. 뜨거운 열정을 발산하되 포근하고 여유로운 자세로 국민들에게 편안함을 주어야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레이건 대통령처럼 종종 재치있는 유머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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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택 배재대 교수 - ‘청소년 정치행정 형성요인과 정치행정 의식수준간의 관계`
청소년들의 정치행정 의식의 형성과 수준은 가정, 학교, 동료집단, 매스미디어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매스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것이 청소년의 정치행정 의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조사결과 밝혀졌다. 또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정치상황을 평가한 점수(100점 만점)는 60점 이하가 48.5%, 61 ~ 70점이 36.5%로 대부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치제도(정치시스템, 선거제도, 정당공천제 등 ) 평가에서는 61 ~ 70점이 39.2%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60점 이하가 30.8%를 차지해 역시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우리나라 정치인의 자질에 대한 평가도 60점 이하가 63.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61 ~ 70점은 26.1%로 다음을 차지해 대체로 정치적인의 자질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이 인식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 문제점으로 73.1%가 정치인을 꼽아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고, 정치문화 9.2%, 정치제도 8.5%, 유권자 의식 6.1% 순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정치인의 자질향상이 64.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정치문화의 변화 11.2%, 국가제도 개선 9.5%, 유권자 의식 향상 8%, 정치제도 개선 4.1% 등을 차지해 정치인의 자질 향상을 가장 필요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청소년들의 정치의식 향상을 위해서는 정당견학(26.7%), 정치교육(24.1%), 각종 모의 정치프로그램 운영(21.9%)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 유문종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17대 대선 메니페스토 운동의 방향과 과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제17대 대통령선거의 현실은 지난 5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하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이 생각하는 새로운 비전도, 그 비전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전략과 정책도 찾아볼 수 없다. 내세우는 공약이 부실하다보니 상대 후보자의 과거경력과 도덕성 검증만이 활발하다.

정책 경쟁보다는 인격살인의 지독한 검증과 노선·정책이 실종된 무분별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언론보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민주화 이후 다섯번째로 치러지는 선거이며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그 불확실성을 종결짓는 장이 돼야 한다는 기대와 전망이 무성하였던 올 초 상황을 상기해 보면 지금의 현실은 더욱 답답하다.현재 매니페스토 선거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매니페스토 선거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정책이나 비전을 만들어 전달해 보고 후보자들이 발표하는 정책공약들은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생활 속에서 토론을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공약, 집단의 이익을 사회적 공익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주장들을 정리해 후보자를 통해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마지막 남은 희망은 11월 25일, 26일 법적 등록일이다. 모든 힘과 지혜를 여기에 집중시켜 후보자들이 국민을 감동시키고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매니페스토 집(集)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17대 대선이 당선자와 그가 속한 정당의 승리를 넘어 전 국민의 승리가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등록하는 모든 후보자는 좋은 매니페스토 집을 반드시 국민에게 발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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