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섬, 교육,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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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섬, 교육, 딜레마

  • 승인 2007-10-18 00:00
  • 신문게재 2007-10-19 20면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충남의 서쪽 끝에 있는 섬 외연도. 그 외연도를 포함하여 섬 지방에 있는 몇 학교를 방문하려고 아침 일찍 서둘러 대전을 빠져나갔다. 안개가 50미터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짙게 깔렸다. 예정된 시각에 보령에 도착하였고, 대천여객선터미널에서 지정된 배에 승선하였다. 날씨는 쾌청하고 파도는 잔잔하다. 방문 일을 잘 잡았다고 다들 한마디씩 한다.

우리 일행은 보령교육청의 함께 한 분들과 자연스럽게 섬 지방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서지방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여러 방안들, 충남교육의 발전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이 나왔다. 이른바 ‘선상교육토론회`가 1시간도 넘게 이어진 것이다.

아이들의 특기를 살리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 북극성 같은 신념을 갖도록 지도해야 된다는 주장, 학부모와 교사는 학생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는 확신, 역시 교육은 지역발전의 토대를 이루며, 학생을 잘 키우는 일은 학생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와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일이라는 결론을 맺었다. 도서지방에는 주민들과 우리 학생들이 살고 있기에 도서지방의 학생교육은 최대한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선착장에 다다르니, 벌써 운동회 진행을 맡은 선생님의 안내 방송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학교에 도착하여 본부석에 조금 앉아 있다가, ‘손님 모시고 달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운동화로 갈아 신고 어린이와 손을 잡고 달렸다. 달리는 거리가 100미터도 될까 말까 한 거리였지만, 갑자기 어린이와 달리려니 조금 긴장이 된다. 목표지점에서 순위를 확인하고, 짝꿍이 되어 달린 어린이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우리 어린이들이 모두 씩씩하게 커 가길 기원하며 자리로 돌아오다가 바라본 하늘은 더욱 높고 푸르렀다.

점심 식사 후에 교장실에서 학교현황을 들으며, 지역사회의 여러 책임자를 만났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야간에도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사교육 시설이 없는 섬 지방에서 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하였다. 아이들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은 바로 참된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외연도초 선생님들의 밤낮 쉬지 않는 교육사랑에 감동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원산도 광명초와 원의중을 방문하였다. 스스로 섬 지방 학교를 자원하여 부임하신 광명초 권 교장선생님은 ‘밝고 큰 꿈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를 모토로 13명의 교직원들과 함께 45명의 초등학생, 20명의 유치원생들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었다. 공교육의 혜택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 학생들을 위하여 영어, 미술, 피아노, 한자, 보육교실 등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영하고 있었다. 과학교육과 정보화교육, 글짓기 등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행히 선생님들의 숙소는 원룸형식의 현대식 숙소여서 다행이었다.

원의중은 한때 어려움이 있었던 학교이었지만, 정 교장선생님과 13명의 교직원들이 일치단결하여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어가고 있었다. 야간에도 학생들을 무보수로 지도하고 있으며, 독서논술 지도를 위하여 자체 자료를 개발하여 적용하고, 실천중심의 칭찬릴레이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신뢰하여 진학을 시킬 수 있도록 좋은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하고, 현안과제인 교직원 숙소의 개보수 문제를 관계직원에게 부탁하였다.

돌아오는 길은 무거웠다. 어떻게 섬 지방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숙제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명의 학생들이 있는 곳에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든든한 소망도 가지고 왔다. 사명감으로 무장한 우리 선생님들의 빛나는 눈빛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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