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춘추]벼리를 놓아버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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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춘추]벼리를 놓아버린 우리

  • 승인 2007-10-18 00:00
  • 신문게재 2007-10-19 20면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중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에서 대전을 향하다보면 중간에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처음부터 있었던 제1중부고속도로와 새로이 만들어진 길이 그것인데, 여기에서 운전자들은 길 선택을 두고 잠시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소통이 잘되는 도로를 골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교통체증이 심한 명절과 휴일에는 그런 마음이 더 드는데, 어찌되었던 한 번 결정하면 돌아 갈 수 없다. 운전을 하다가 다른 쪽을 바라보니 자신이 가고 있는 길보다 막힘없이 자동차가 잘 달리는 것을 보고 판단이 어긋났음을 안타까워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자주 이 길을 이용해 서울을 오고가곤 하는데, 그때마다‘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로 시작되는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ee Frost)의‘가지 않는 길`을 떠 올리곤 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경우의 수를 앞에 놓고 오랜 고심 끝에 결정하지만, 시인의 노래처럼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말을 할 때가 적지 않다. 잘못 고른 것으로 인해 잠시 손해를 보고 고생을 하기도 하며 몇 년을 가슴앓이를 하다가 결국은 평생,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좌절하며 삭막한 삶을 살기도 한다.

오래전 직장생활을 할 때 동료 중에 늘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하고, 모든 일을 불평으로 일관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바로 직장을 옮기거나 퇴직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쉽사리 일을 접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는 묻어버리고 방향이나 목적을 잃은 채 떠돈 나머지 자기의 시간을 껴안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나에게 온 귀중한 오늘, 귀한만큼 잘 섬겨야죠.`‘헛되이 흘려버린 시간들. 그래서 하루의 삶이 실패한 작은 생애라고 여겨질 때, 가슴이 얼마나 허전하고 속상 하던 지요.`라는 김남조 시인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대학진학, 취업, 결혼, 이사 등 움직임이 많은 시기이다. 우선은 가장 잘된 결정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고` 다짐을 하는 진지함이 있어야겠다. 하지만 생각만큼 편안하게 일이 되지 않을 경우에도 돌아보며 아쉬워하기보다는 자신의 길을 사랑하고, 인내할 필요가 있다.

되돌릴 수 없는 길이라면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간과 일을 아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일은 생각한대로 풀린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또다른 근심거리를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지금가고 있는 이 길이 가장 행복하고 잘된 선택이라는 자기암시의 주문을 외워보자.

우리 앞에는 또 다른 결심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바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이다. 우리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다.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며, 더불어 논의하여 국가 경영의 꿈을 제시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한,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그런 인물을 골라내야 한다. 그물 자체를 움직이게 하는 결정적인 줄인 벼리를 잡고 있는 주체는 우리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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