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명랑한 좌파가 명랑한 승리를 거둔다

  • 문화
  • 문화/출판

[맛있는 책읽기]명랑한 좌파가 명랑한 승리를 거둔다

대학강사.대기업 과장서 다시 강단으로

  • 승인 2007-10-16 00:00
  • 신문게재 2007-10-17 9면
  • 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
우석훈 고액연봉대신 가난한 자유 선택
해박한 지식 거침없는 의견에 속이 뻥~


요즘 대통령 선거로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구분도 못할만큼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명랑한 좌파라고 부르며 명랑한 비판, 명랑한 선동, 명랑한 투쟁, 명랑한 헤게모니 등을 가지고 싸운다면 우리가 명랑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거침없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의 저자 우석훈은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인생의 4분의 1을 독일,프랑스, 영국,스위스 등 외국에서 보내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한겨레`에 ‘여기는 명랑국토부`를 연재하던 시절을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하면서 현재 고액 연봉 대신 ‘가난한 자유`를 선택하면서 인생의 행복을 찾았다고 말하며, 이한동 총리시절 ‘한국 기후변화 2차협약 종합 대책`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을 항상 C급 경제학자라고 소개한다. C급 경제학자라는 말이 자신을 낮추면서도 무게가 있는 소개말인 것은 분명하며, 요즘 정치에 무관심한 20대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말이 의미 심장하다.

작가는 우리나라를 한마디로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는 세대라고 비꼰다. 우리나라 근대사를 간단히 보면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이 살아야 한다는 명분하에 무엇인가 열심히 했던 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건국기를 맞는다. 이들을 1세대라고 말하며, 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 열심히 살았다. 이 1세대들이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면서 대부분 돌아가셨다.

그런데 문제는 2세대가 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파들은 게으르고 파렴치하다. 논문도 슬쩍슬쩍 베끼고 독창성이란 점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우파를 만났으면 좋겠다. 또, 지금의 좌파는 무능력하다. 그래서 우기기를 즐겨한다. 일제시대와 해방시기에 활동했던 좌파들은 고독한 학처럼 우아했다. 지금 우리 시대의 좌파들이 우아하고 고독한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이 필요하지만, 지금 우리 젊은 세대에겐 이런 어른이 없다. 지금의 3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앞으로 10년 내에 어른이 될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선각자들은 20대에 자신의 논리를 내고, 주장했다. 어떤 면에서 한 명의 사상가나 철학자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가 이 시대의 어른이 될 것인가. 그리고 누가 시대를 이끌어갈 것인가 라는 문제보다 ‘어두운 시대에 누가 불을 밝힐 것인가`의 문제이며, 이 불은 한 사회가 같이 밝혀나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고 한다.

하다못해 이어령도 20대에 선배 문인들을 비판하면서 등장했고, 대부분의 사상가들이 20대에 논을 제시하면서 등장했다. 객기도 좋다. 더 많은 20대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기를 바란다.

우파가 별거 없기에 좌파가 무식해졌고, 좌파의 질문이 날카롭지 않기 때문에 우파도 게을러진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위기이다. 어떤 이유이든, 어떤 목적이든 상관없다. 이 시대의 20대 젊은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책을 내고 서로 갑론을박 논쟁하는 것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다. 인터넷 논쟁에 댓글이나 달고 있으면서 사상가나 철학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책으로 낸다면 진정한 한국의 길이 열린다.

어쨌든지, 좌파든 우파든 노무현 시대에 대한 불만을 소리 높여 성토하는 동안, 그는 현실을 되짚어 분석하되 그 속에서 모종의 희망을 지향했다. 그가 지향한 희망이란, 사실 간단하다. 좌파든, 우파든, 가난하든, 부자이든, 남자든, 여자든, 모두 행복해지는 사회! 그는 희망을 위한 키워드로 ‘명랑`을 내놓는다. ‘명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그가 말하는 ‘명랑`은 일종의 밝은 활력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말을 빌리자면, 우석훈의 명랑은 승리를 담보하진 않지만 현실에 굴하지 않는, 절망하지 않는, 포기하지 않는 힘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성모여고 총동문회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