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한 지식 거침없는 의견에 속이 뻥~
이 책의 저자 우석훈은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인생의 4분의 1을 독일,프랑스, 영국,스위스 등 외국에서 보내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한겨레`에 ‘여기는 명랑국토부`를 연재하던 시절을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하면서 현재 고액 연봉 대신 ‘가난한 자유`를 선택하면서 인생의 행복을 찾았다고 말하며, 이한동 총리시절 ‘한국 기후변화 2차협약 종합 대책`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을 항상 C급 경제학자라고 소개한다. C급 경제학자라는 말이 자신을 낮추면서도 무게가 있는 소개말인 것은 분명하며, 요즘 정치에 무관심한 20대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말이 의미 심장하다.
작가는 우리나라를 한마디로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는 세대라고 비꼰다. 우리나라 근대사를 간단히 보면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이 살아야 한다는 명분하에 무엇인가 열심히 했던 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건국기를 맞는다. 이들을 1세대라고 말하며, 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 열심히 살았다. 이 1세대들이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면서 대부분 돌아가셨다.
그런데 문제는 2세대가 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파들은 게으르고 파렴치하다. 논문도 슬쩍슬쩍 베끼고 독창성이란 점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우파를 만났으면 좋겠다. 또, 지금의 좌파는 무능력하다. 그래서 우기기를 즐겨한다. 일제시대와 해방시기에 활동했던 좌파들은 고독한 학처럼 우아했다. 지금 우리 시대의 좌파들이 우아하고 고독한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이 필요하지만, 지금 우리 젊은 세대에겐 이런 어른이 없다. 지금의 3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앞으로 10년 내에 어른이 될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선각자들은 20대에 자신의 논리를 내고, 주장했다. 어떤 면에서 한 명의 사상가나 철학자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가 이 시대의 어른이 될 것인가. 그리고 누가 시대를 이끌어갈 것인가 라는 문제보다 ‘어두운 시대에 누가 불을 밝힐 것인가`의 문제이며, 이 불은 한 사회가 같이 밝혀나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고 한다.
하다못해 이어령도 20대에 선배 문인들을 비판하면서 등장했고, 대부분의 사상가들이 20대에 논을 제시하면서 등장했다. 객기도 좋다. 더 많은 20대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기를 바란다.
우파가 별거 없기에 좌파가 무식해졌고, 좌파의 질문이 날카롭지 않기 때문에 우파도 게을러진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위기이다. 어떤 이유이든, 어떤 목적이든 상관없다. 이 시대의 20대 젊은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책을 내고 서로 갑론을박 논쟁하는 것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다. 인터넷 논쟁에 댓글이나 달고 있으면서 사상가나 철학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책으로 낸다면 진정한 한국의 길이 열린다.
어쨌든지, 좌파든 우파든 노무현 시대에 대한 불만을 소리 높여 성토하는 동안, 그는 현실을 되짚어 분석하되 그 속에서 모종의 희망을 지향했다. 그가 지향한 희망이란, 사실 간단하다. 좌파든, 우파든, 가난하든, 부자이든, 남자든, 여자든, 모두 행복해지는 사회! 그는 희망을 위한 키워드로 ‘명랑`을 내놓는다. ‘명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그가 말하는 ‘명랑`은 일종의 밝은 활력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말을 빌리자면, 우석훈의 명랑은 승리를 담보하진 않지만 현실에 굴하지 않는, 절망하지 않는, 포기하지 않는 힘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