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마쳐 준비되고 있는 ‘대전역세권 르네상스전`에 대한 기대는 지대하다. 대전지역의 원도심 부흥을 위하여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역세권 도시재정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하여서는 지역주민과 함께 관련기관과 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대치를 산출하여야 한다. 이번에 개최되는 행사에서는 공모전을 통하여 펼쳐진 계획안과 국제 심포지움을 통하여 많은 외국의 사례를 미리 접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건축의 기본은 인간 생활을 담기 위한 기술, 구조 및 기능을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예술이다. 이러한 건축은 쾌적하고도 안전한 생활을 하기위한 기술적인 전개와 함께, 공간 자체가 예술적인 감흥을 가진 창조적인 의미가 풍부하다. 이 본질을 알려하는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더없는 기회이다. 태초에 인류의 삶은 땅위에서 시작하면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덮어 공간을 만들어 삶을 유지하여 왔다. 삶의 그릇인 건축양식의 발달은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창조적인 행위로 발전되어 지금까지 ‘겨레건축`의 명목을 유지하여 왔다.
이러한 고유한 기술을 전통으로 승화시켜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이 일제 강점기를 맞아 한순간에 삐뚤어지는 고난을 겪어 왔다. 지나온 5천년보다 더 많은 변화를 경험한 50년의 근세에 새로운 문명과 타협하면서 익힌 건축이 개발도상국가의 도구가 되어, IMF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경제는 국내외건설 붐을 디딤돌로 하여 비약적인 발돋움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전처럼 빠른 발전을 누릴 수는 없는 여건에 따라, 서서히 문화 예술로 승화시켜 선진국으로 향해야 한다.
이런 차분한 출발을 다지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지금을 잘 정리하여야 한다. 이것이 르네상스의 근본이고, 우리의 미래를 과거로부터 되돌려 받는 과정이다. 사람이 존중되는 건축, 그들의 의견이 십분 이해되고 반영되어 모두 즐거워하는 공간을 갖은 건축물을 르네상스는 지향할 것이다. 흔히 건축의 3대 요소를 구조, 기능과 미(美)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엄격히 살펴보면 후진국에서는 구조를, 중진국에서는 기능을 중요시하고, 선진국으로 갈수록 미를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우리도 구조와 기능보다는 미를 중요시하는 전환점에 놓여있다. 이는 나아가 우리 사회에 건축이 기술과 기능이 아닌 문화와 예술로 인식되는 ‘겨레건축`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마침 학계에서는 건축과가 공과대학의 범주에서 벗어나면서, 4년제에서 5년제로 학제가 개편되어가는 즈음에 마련된 이번 행사는 단순히 보고 듣는 행사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이자, 우리 지역 경제발전과 직접 연관이 되는 행사로 이어져야 한다.
조금만 오래되면 무조건 부셔버리는 지금까지의 개발방식이 아니고, 높고 이상한 형태로 한국이나 동양에서 최고를 내세우면서 시행해온 실속 없는 형식이 아닌 모든 시민이 공감하는 재개발로 바꿔야 한다. 또한 겨우 몇 년을 내다보고 서둘러 시행되는 사업이 아닌 백년대계를 내다볼 수 있는 우리 세대의 일로 기록되길 바란다. 끝으로 이러한 행사들은 흔히 전문가만이 대화를 나누고, 일반시민이 배재되는 우물 안의 태풍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대전 역세권 르네상스는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시민이 함께하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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