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백탑파 세번째 시리즈 ‘열하광인’ 펴낸 김탁환씨

  • 문화
  • 문화/출판

[문학]백탑파 세번째 시리즈 ‘열하광인’ 펴낸 김탁환씨

“소설은 당대를 향한 외침이죠”

  • 승인 2007-10-09 00:00
  • 신문게재 2007-10-10 9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1792년 정조의 문체반정에 의해 금서로 지정된 박지원의 ‘열하일기`. 비밀리에 이 책을 읽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열하광`이다. 최근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열하광인(熱河狂人)`을 출간한 소설가 김탁환씨(39·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그는 스스로가 ‘광인`을 몰고 다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출간 이후 인터뷰와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수순. 지난주에만 열 건의 인터뷰를 소화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그의 소설을 두고, 현실 정치 혹은 지금의 시대 상황과 연결시키려는 해석도 분분하다. 김씨는 이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대신 “소설은 항상 당대를 향해 발언하는 것”이라는 말로 답했다.

“당시의 인물들이 지금의 인물들과 일 대 일로 대응될 수는 없는 것이고요, 말하자면 뜨거운 상징 같은 것일 수는 있겠죠. 현 상황에서 변주 가능한 본질적 물음을 던지는 것입니다.”

▲ 김탁환씨
▲ 김탁환씨
김씨는 출간 이후 현재의 심정을 “독자들과 약속을 지켜 기분이 좋고, 다행스럽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2년에 한 번씩 세 권의 ‘백탑파 시리즈`를 내놓겠다고 공언했고, 2003년 ‘방각본 살인사건`과 2005년 ‘열녀문의 비밀`에 이어 2007년 ‘열하광인`을 출간함으로써 그 약속을 지켰다.

백탑파는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등을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지식인 그룹으로,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원각사 10층 석탑 아래 자주 모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의 세 번째 이야기인 열하광인은 ‘열하광`의 멤버들이 당한 의문의 죽음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는 백탑파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의 글을 읽으며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탑파는 모두 당대의 사상과 예술을 대표할 만한 뛰어난 인물들이었다”며 “최소한 공부를 해두면 소설을 못 쓰더라도 배울 점이 많겠다는 생각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열하광인의 출간으로 백탑파 이야기를 일단락했다. 하지만 백탑파 시리즈는 끝난 것이 아니다. 그는 “열하광인으로 백탑파 중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끝났지만 함께 결합했던 화가와 과학자 등의 이야기를 계속 쓸 생각”이라며 “다만 세 권의 책을 내는데 10년을 공부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여 년전 자신이 ‘소설가로 끝장을 보겠구나`라고 예감한 당시 반드시 이순신과 박지원의 이야기를 다루리라 다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짐을 이뤄낸 지금 그는 “조금은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보통 작품이 80% 정도 쓰여지면 다음 작업을 구상하는데 지금은 새로운 것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계속 공부하는 과정에 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 ‘열하광인`은=조선 후기 정치사의 최대 미스터리로 손꼽히는 문체 반정을 배경으로 한 김탁환의 2007년 신작 장편소설. 이 책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비밀을 파헤친다. 정조가 문체 반정을 일으킨 1792년에 초점을 맞추었다. 백탑파 서생들을 유난히 아끼던 정조가 문체가 단정하지 못함을 이유로 백탑파의 우두머리인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을 탄압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금서로 낙인찍힌 『열하일기』를 몰래 숨어 읽는 사람들의 모임인 `열하광`의 우두머리 이명방은 연쇄 살인 사건의 살인자로 지목이 되게 되는데..... 민음사/ 상·하 2권/ 각권 9500원

▲김탁환은=1968년 진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5년부터 3년간 해군사관학교에서 국어교수로 재직하며 초고를 완성한 것이 소설‘불멸의 이순신`. 그 이후 ‘허균, 최후의 19일`, ‘압록강`, ‘독도평전`,‘나, 황진이`,‘서러워라, 잊혀진 다는 것은`, ‘방각본 살인사건`등 치밀한 사상사적 연구가 바탕이 된 장편 역사 소설을 연이어 발표했다. 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성모여고 총동문회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