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어귀 파랑새 날고 썰렁한 놀이터.계단에 새옷
대전 동구 대동,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을 지나야만 다다를 수 있는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인근의 마을. 빽빽하게 늘어선 슬레이트 지붕 아래로 대전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을 사람들은 ‘달동네`라 부른다. 도심 속 섬처럼 남아있는 이 마을이 지역 미술인들의 손에 의해 거듭나고 있다.
벤치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던 동네 유일의 작은 공원에는 꽃밭이 그려지고, 주민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석재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졌다. 썰렁하던 놀이터에도 아이들을 똑 닮은 해바라기 조형물이 설치되고,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졌다. 주민들이 힘겹게 오르던 계단도 새로운 색을 입고 ‘걷고 싶은 계단`으로 변신했다. 골목 곳곳의 삭막했던 콘크리트 담장도 형형색색의 벽화로 새 옷을 입었고, 마을 어귀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파랑새`가 세워졌다.
▲ 유성 2007YES페스티벌 일환으로 5일부터 7일까지 갑천 일대에 설치작품을 전시한다. |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슬로건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모토로 진행된 이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지금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오는 6일 한밭여중 운동장에서 열리는 주민잔치에서 미술체험 행사와 함께 이 프로젝트의 개막식을 가질 예정이며, 11일부터 17일까지는 대전지하철 시청역에서 그간의 작업 과정과 주민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아카이브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대전의 또 다른 도심 유성(만년교 일대)에서도 공공미술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유성 2007YES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안치인, 복종순, 오윤석씨 등 7명의 지역 작가들이 참여해 50여 점의 설치 작품으로 갑천 일대를 수놓게 된다.
▲ 동구 대동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지역작가 30명이 참가해 놀이터 계단등에 형형색색 벽화와 조형물을 꾸몄다. |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윤후영씨는 “(이번 전시는) 폐쇄적 공간이 아닌 누구나 지나치며 감상할 수 있는 야외 현장에서 열리는 공공미술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예술 작품을 통해 물과 생명, 그리고 갑천과 대전이라는 도시공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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