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구문 배재대 총무처장 |
그 내용 또한 흥미가 가미됐고 공연의 완성도 또한 돋보였다. 배우들의 연기나 춤 동작은 아름다운 예술혼이 깃들어 있었다. 첨단 특수 조명과 분장은 진짜 고양이를 보는듯한 환상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 줄거리에는 고양이를 애완견처럼 여기는 서양인들의 의식이 묻어났다. 쓰레기더미와 같은 척박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고양이를 의인화시킨 진솔한 인간 세상의 이야기였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카메론 매킨도시 제작의 뮤지컬 캣츠는 1981년 뮤지컬의 고향인 웨스트 엔드의 뉴런던 극장에서 초연됐다. 이후 26년 동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왔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에서 이렇게 수준 높은 공연의 막이 오른 것을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뜻 깊게 생각한다.
전당이 건립되고 부터는 대전에서도 더욱 많은 훌륭한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관객들의 관람 수준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공연시간에 늦어서 허둥대고 쓸데없이 떠드는 사람이 없어졌다.
서로를 배려하는 엄숙한 분위기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공연 중에도 너무 엄숙함이 흘렀다는 점이다. 관객들은 어느 때 박수를 쳐야 할 지 몰라 옆 사람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감동을 받아 크게 박수를 치던 사람이 멋쩍어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했다.
훌륭한 공연은 배우와 관객이 동화되어 함께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극적인 장면에서는 아낌없이 박수를 쳐야 한다. 진심으로 치는 큰 박수는 배우를 감동시키게 되고, 배우는 그 호응에 힘입어 자신의 역할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이때 비로소 배우와 관객이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예술의 세계가 창조되는 것이다.
현재 대전에는 수준 높은 관객이 있고 점점 더 예술성 있는 작품이 전당에서 공연 되고 있다. 캣츠와 같은 좋은 작품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때 유치되고 만들어 지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더 대전예술의 발전을 위해 시민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캣츠와 같이 훌륭한 공연을 다시 또 기다려본다.
※정구문 배재대 총무처장은 전 한국연극협회 대전시지부 부지부장, 김천 전국가족연극제 심사위원, 한밭극회대표(61회 공연)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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