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본부 공보과장 정성엽 대령 |
이미 서구 열강들을 직접 다니며 해양의 중요성을 간파한 이승만 대통령은 초대 해군참모총장이었던 손원일 제독과 해병대사령관이었던 김성은 장군을 국방부장관에 임명하기도 하였으나 한국전쟁을 거치며 국가재정이 바닥 난데다 당장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군력 증강에 눈 돌릴 겨를이 없었다.
이후 40여년간 철저히 지상군 위주의 국방정책이 결정되어져 왔으나 최근 십수년전부터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우리 해군력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꿈의 구축함이라고 불리 는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진수된 것을 비롯하여 214급 잠수함 2번함인 `정지함`과 차기 고속함인 `윤영하함`이 진수하였고 140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이 해군에 인도되어 전력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주요 젖줄인 제주남방 해상교통로 보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제주도에 해군 전략기지 건설도 결정되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해양력이 강했던 국가는 안보와 부를 동시에 누렸고, 해양력을 기르지 못한 나라는 비운을 면치 못했다. 21세기 다양한 해양문제의 발생과 해양에서의 이익이 증대되면서 해양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해양력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해양력은 평시에는 국가자원을 보호하고 해양활동을 보장하는 국가정책 수행의 힘이자 국가의 목표를 달성케 하는 수단이 되며, 전시에는 해양통제를 통해 전쟁에서의 승리를 보장하는 핵심이 된다.
해양력은 해상교통로 보호는 물론 해양자원개발 및 보호, 영토분쟁으로부터 주권을 보호하는 수단이며, 그중에서 해군력은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있어 바다는 국가번영의 통로인 동시에 주요한 위협축선이기도 하다.
한.중.일간의 EEZ 경계획정, 독도와 이어도의 영유권 분쟁뿐만 아니라 최근 소말리아 근해에서의 우리 원양어선 납치사건과 같이 해적들에 의한 해상테러 등은 21세기 새로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대부분 국가들은 해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과거부터 이 지역은 지정학적, 전략적 환경으로 인해 해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출 지향적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해상교통로 확보와 함께 해양에서의 활동영역을 영해에서 EEZ 및 전 세계 대양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동북아 해양안보 상황에서 우리나라 또한 해군력의 증강을 통한 해양안보 보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동북아지역이 이해 당사국간의 첨예한 갈등의 장이 될 수 있으며, 역내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그 첫 총성은 해양으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해군도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위협에 대해 동시대응이 가능한 해군력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우리 해군은 연·근해 작전 위주의 해역함대 전력과 노후 전력 대체를 위한 함정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리 해군이 주변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방위충분성 전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00km 감시권까지의 작전수행과 연·근해는 물론, 원해에서 국가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지스함, 대형 수송함, 차기 잠수함 등 기동작전 임무수행이 가능한 입체첨단 전력과 함께 공중이동이 가능한 여단급 공지기동 상륙전력으로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해양의 중요성과 해군력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물론 해군력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육당 최남선의 ‘우리 민족이 바다를 잃은 후로 옹졸해지고 가난해졌다. 이 나라를 다시 세울 자 누구이냐?` 라는 물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때이다.이제부터는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보기보다는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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