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옥수수 등 곡물사료, 축산기자재, 동물약품 가격이 폭등하고 인력 수급의 어려움까지 겹치고 있으며, 축사시설과 분뇨처리가 혐오시설로 여겨져 각종 민원이 제기되어 축산농가 가 이중 삼중의 시름에 젖어있다. 축산업을 그만두려 해도 양도세 때문에 땅을 팔지도 못하고, 시설에 투자된 빚을 청산하기 전에는 자진 폐업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휴가철과 명절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 가격이 오른다. 그러나 금년에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때문이다. 9월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 물가는 전 달보다 0.2% 상승했는데 이는 공산품, 서비스 생산물가와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6개월째 오른 것이다. 이에 반해 축산물의 물가는 3.1% 하락했다.
행락지에서 소비가 많은 닭고기는 11.7%나 가격이 올랐지만 쇠고기·돼지고기 값이 하락하면서 축산물 가격이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4월 26일 첫선을 보인 미국산 쇠고기가 7월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한우가격은 하락을 가져와 전달에 비해 1.2% 떨어졌다. 쇠고기 가격의 하락은 돼지고기에도 타격을 입혀 11.7% 의 하락을 가져왔다.
지금까지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4650t으로 월 쇠고기 소비량(27,000t)의 16%에 불과한 데도 쇠고기 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앞으로 미국산 갈비가 수입되어 시중에 판매되면 국내 쇠고기 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충남의 한우광역브랜드인 토바우가 전국 최고의 품질인 한우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농협 서울 축산물 공판장에 출하된 토바우는 1785 두인데 이중 1등급 이상 출현률이 82%로 전체 공판장 1등급 출현률 73.2%보다 8.8%가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그동안 토바우 생산을 위해 생산이력 전산시스템을 도입하여 한우의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육질 개선을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사양관리 표준화와 TMF 토바우 전용사료 개발 등에 기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사육에서부터 도축 가공 판매 등 모든 단계에 고객의 신뢰 구축을 위해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 다른 쇠고기와 차별성을 부각시킨 것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토바우의 차별화로 인한 명품화는 국내산뿐 아니라 외국산 쇠고기에도 해당된다. 가격은 수입산보다 비싸지만 품질이 월등하며, 안전한 쇠고기를 구입하겠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결과이다.
이런 토바우 생산과 축산물 차별화를 위한 노력에 축산인의 어깨를 짓누르는 문제들이 있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이 쇠고기 원산지를 속여 팔아온 업체를 대거 적발했다. 한우가격의 3분 의1에 불과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원산지 표시 강화는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단속의 손길이 어려운 영업장 면적 300㎡ 이하의 음식점에 대해서도 원산시 표시를 확대 실시하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가지고 생산되고 있는 토바우 브랜드가 미국산 쇠고기로 오해받을 소지를 차단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 강화와 유통질서 확립은 FTA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 우리 축산농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가짐과 과학을 통한 새로운 기술개발, 그리고 이를 적극 실천하려는 장인정신이 만들어 낸 명품 토바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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