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役事)라는 평가를 받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사업은 이처럼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바꾸게 된다. 수도권과 지방이 더불어 잘살기 위한 상생의 이념은 정책목표인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도시철학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도시 중심부의 중앙녹지공간이다. 행복도시는 예정지역 면적의 52%를 공원녹지와 친수공간으로 설정했다. 이 녹지율은 분당(27%), 일산(23%), 판교(32%) 등 수도권 신도시의 2배에 이른다.
특히 7㎢ 규모의 중앙녹지공간은 빌딩 대신 자연을 채워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는 철학이 담긴 공간으로서 도시를 숨 쉬게 하는 녹색 심장이자 시민의 문화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또한 이를 중심으로 녹지축과 하천축을 잇는 ‘블루-그린 네트워크(blue-green network)`를 구축하여 각 녹지가 연결되는 쐐기형 녹지체계를 조성하고, 생활권별로도 주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쾌적한 친환경도시, 살기 좋은 인간중심도시라는 기본방향은 교통계획에서도 일관되게 추진된다. 행복도시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 환상형(環狀型 : Ring 형태) 구조로 계획되어 있다. 대중교통축을 따라 첨단교통시스템인 BRT(간선급행버스)를 이용하면 도시 내 어느 곳이든 2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녹지대와 연계한 387km의 자전거도로 조성으로 대중교통과 녹색교통 등의 수송 분담률이 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보도 내에 보행 안전존을 확보하고 보도의 경사를 1/18(5.6%)을 원칙으로 설치하는 등 Barrier-free(장애물 없는 도시) 개념을 도시전체에 도입하는 것도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배려한 새로운 시도이다.
이와 함께 시민생활과 밀접한 도시경관 7대 과제로 건축, 광고물, 색채, 공원, 공공시설물, 도시구조물, 야간경관 등을 선정하고, 각각의 기준을 마련하여 이를 통합한 도시 디자인을 행정도시 전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가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것은 도시 전체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적용해 정비한 덕분이라고 한다. 어수선하고 현란한 도심거리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모습이지만, 행복도시는 도시경관 7대 과제의 연구성과를 충실히 반영하여 전체를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조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조엘 코트킨은 시대를 막론하고 인류의 가장 위대한 창조물은 도시였다는 말을 했지만, 그 말은 누구나 살고 싶은 생명력을 가진 도시를 만들었을 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행복도시건설사업은 도시구조를 결정짓는 주요한 계획들이 이미 완성되었다. 또한 올해 7월 기공식과 함께 공사에 착수했고, 9월 토지공사와 정부 간에 정부청사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토지 공급에 들어갔다.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행복도시는 이러한 계획들만으로도 분명 첨단기술과 새로운 도시개발기법의 전시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첨단기법을 단순히 끌어다 모은 집합체만으로는 진정한 명품이라 할 수 없다. 하나의 철학적 체계를 갖춘 품격 높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첨단 기법들을 ‘상생, 도약, 순환과 소통`이라는 철학적 체계로 연결시켜 차이가 아닌 차원이 다른 신개념 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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