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홍어회와 마사지걸의 차이?

  • 오피니언
  • 문화칼럼

[안과 밖]홍어회와 마사지걸의 차이?

호모 로퀜스(언어적 인간)라던가. 그러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가면의식을 더욱 부추기는지 모른다. 부글부글 끓어오른 생각, 토해내고 싶은 말, 아무데로나 튀려는 행동을 참는 것은 지도자의 업(業).

  • 승인 2007-09-19 00:00
  • 신문게재 2007-09-20 21면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
그리스신화의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바다(여자의 몸)를 떠도는 우라노스의 잘린 남근과 거품(정액) 사이에서 나서 큰 조개(자궁)에서 자랐다. 미모에 사랑의 신인 아프로디테의 남편이 못생긴 헤파이스토스, 정부(情夫)가 전쟁 신 아레스라니, 이는 미추가 둘 아니며 사랑에 불화가 수반된다는 상징성이다.

이렇듯 이중성의 가면을 쓰고 가면 쓴 타인을 보고 사는 게 숙명일지 모른다. ‘탈`이나 ‘마스크`나 맨 얼굴을 감추고 가장하는 것이다. 근원적인 욕망인 ‘리비도`조차 ‘수퍼에고(초자아)`의 가면에 가려진다. 그런 골치 아픈 것 집어던진 인간이 있긴 있다. 양비귀의 목욕 장면에 혹해 친자식 귀양보내고 며느리를 독차지한 현종도 그 부류다. 그곳 화청지 자리에 만든 양귀비탕에 관광객들이 환호작약하며 뛰노는 모습을 보며 실소를 머금는다.

현실의 우리는 현종처럼 즉흥적이고 화끈해질 수가 없다. 통제가 잘 안 되면 가면을 쓰고라도 억누를 게 있다. 말 또한 그렇다. 재수 없으려면 ‘어젯밤 뭐했냐?` 물었다가 송사에 휘말릴 각오를 해야 한다. “여자는 회처럼 신선해야… 오래되면 질려… 버려뒀더니 삭아서 맛있는 홍어회…” 운운으로 가수 윤종신이 뭇매를 맞았다. 다소간 가면을 벗고 약간의 변태가 용서(?)되는 룸살롱과 스튜디오는 또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도 ‘마사지걸 고르는 법`으로 곤욕을 치른다. “고참 직원은 마사지걸 중 가장 얼굴이 예쁘지 않은 여자를 고르더라.” 덧붙는 인생의 지혜.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손님들을 받았겠지만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선택이 고마워 성심성의껏 서비스….”

이 후보는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는 정우택 충북지사의 청주 조크에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냐?”고 응수했다가 설화(舌禍)를 자초하기도 했다. 말의 씀(話用)을 ‘지향성`으로 보는 존 설 같은 학자에 따르건대 그 말씀이 농담이냐 진의냐가 전부는 아니다. 습관, 자질, 성향이 나타나는 의도적인 사유방식이 말(언어)이다.

하루아침에 ‘궁중용어`로 바꾸라는 뜻은 아니지만 의심받지 않으려면 홍시를 보고 모른 체할 때가 있고 홍시에서 홍시 맛이 나도 함구해야 할 때가 있다. 어려워졌다면 한 번 더 장금이 버전으로 끝내는 수밖에 없다. “예? 저는…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고 생각했으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