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완하 교수 |
불혹의 나이를 지나면서 시인은 새로운 삶의 의지를 ‘벼랑’으로 표현했다. 김완하(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사진) 시인이 네 번째 시집 ‘허공이 키우는 나무(천년의 시작 刊)’를 최근 발간했다. 세상에 흔들리며, 휘청거리는 삶을 벼랑으로 우뚝 세워 정신으로 승화했다.
수직의 절벽, 벼랑은 타협을 거부하고 허약함이나 나약함을 거부하고 마음을 올곧게 세우기 위해 시인은 ‘벼랑’을 만들었다. 절망과 나락, 죽음의 벼랑이 아닌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세계에서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자유롭게 정신을 투신할 수 있는 삶의 벼랑이다. 벼랑은 모순이 공존하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속에 등장하는 벼랑은 비어있지만 가득 차고 순수하지만 무한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 ‘허공(정신세계)’을 얻기 위한 시인의 자유로운 정신인 셈이다. 벼랑과 같이 허공도 ‘무(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無) 그 자체로써 ‘유(有)’가 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유와 무의 공존하는 허공 속 절망과 새로운 의지인 벼랑.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존재를 찾겠다는 실존의 의미인 벼랑처럼,시인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겠다는 고귀한 자유정신을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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