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혁 생명연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 |
그만큼 부가가치 즉 순수익 가득률이 높은 산업분야라는 뜻이다.
이런 고부가가치 산업을 독점하기 위한 선진국 및 이들 선진국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런 노다지 산업분야에 대한민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쉽게 진입함을 허락하지 않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시 말해 장기간에 걸친 천문학적 개발비용과 매우 까다로운 신약 인허가 시스템 등의 높은 장벽을 설치하는 등 몇몇 국가들로만 구성된 그들만의 메이저 리그를 형성해, 감히 그 밖의 다른 마이너 리그 국가들의 제약회사는 원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해 수 조원에서 수 십 조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글로벌 수준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 완료하기 위해서는 10년 내지 20년 동안 최소 수 천억 원에서 수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퍼붓고도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정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수 십 조 원이 넘는 거대규모의 제약회사가 존재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신약개발 인허가 시스템 하에서 이런 식의 승산 없는 싸움을 계속해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고 보며, 우리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신약개발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과 FTA 타결로 인해 위기에 처한 한국 제약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기 상황에서 필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현재 미국 및 유럽주도의 신약 인허가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은 아시아 특유의 약물개념(한약 등의 전통의약)과 기존 신약의 개념이 적절히 조화된 새로운 신약 인허가 시스템의 구축, 즉 아시아통합식약청(AFDA : Asian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을 대한만국이 주도하여 창설할 것을 제안 하고자 한다.
방대한 인구와 잠재적 제약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끌어들일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어차피 구매력이 시장을 결정한다고 볼 때 급속한 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창출되는 거대한 의약품 시장을 유럽과 미국 주도의 다국적 제약회사에 계속해서 시장을 내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지금 당장 다소 수준은 낮다고 하더라도 제약 산업에 있어서 우리들만의 아시아 특유의 성격이 가미된 또 다른 제약 산업 리그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선진국에서 합성신약의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날로 깊어지고 있어, 천연물로 만들어진 동양의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도가 날로 깊어져 가고 있는 현상을 고려할 때 어쩌면 아시아통합식약청(AFDA) 창설로 인해 그동안 선진국 태생의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가 주도해온 합성신약위주의 세계적 신약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시도는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국내 제약회사들도 전통약초들을 이용해 위염치료제, 관절염치료제 등 천연물신약을 개발했다.
기존의 합성신약개발과 비교할 때 획기적으로 적은 연구비를 투입해 짧은 시간 내 성공적으로 개발해낸 사례다.
이는 아시아적 전통의약지식을 활용한 우리만의 독창적 신약개발전략 마련의 필요성을 더욱더 절감하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 주도하에 아시아통합식약청(AFDA)을 창설하여 아시아 지역 현실과 수준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신약 인허가 시스템을 확립하고 이에 걸맞는 연구개발 노력을 경주할 경우, 현재 대한민국 제약 산업이 당면한 FTA 파고를 현명하게 넘어갈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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