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첫째, 한국인은 시간·물건·기회·돈의 자투리를 활용하지 못하고 둘째, 공공시설과 공동물건을 아껴 쓰지 않으며 셋째, 책을 읽지 않는 국민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상식적 수준의 삶은 가능하나 창의적 발견·발명이나 신선한 대안제시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지도자의 조건으로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한다(男兒須讀五車書)느니 소가 싣고 갈 때 땀을 흘릴 만큼, 또 집안에 쌓으면 천장에 닿을 만큼(汗牛充棟)의 책을 읽으라고 권했다.
박학다식을 위해 다독을 권했던 것이다. 또 어떤 책이든 100번 이상 읽으면 뜻이 스스로 터득된다(讀書百遍義自見)는 정독과 반복독서를 가르치기도 했다. 고교나 대학입시에 논술과 심층면접이 중요한 변별요소가 되는 것은 글을 통해 깊은 사고력이나 통찰력 그리고 질서정연한 논리를 갖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과 함께 그의 학습가능성과 인품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TV와 같은 영상매체보다 서적, 잡지, 신문 등을 통한 문자매체가 사람의 인격을 닦고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가정마다 서재가 필요하고 자녀들의 방마다 도서가 있어야 한다.
컴퓨터의 황제라는 빌 게이츠도 “내 아이들에게 당연이 컴퓨터를 사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책들을 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의 철저한 독서습관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믿는 그는 1만4000여 권의 개인 도서실을 갖고 있고 지금도 항상 손에서 책을 떼지 않는다. 중학교 중퇴자이지만 아시아의 1등 부호가 된 홍콩의 리카싱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옛사람들은 가을이 되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먼저 독서를 장려했기에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 했다. 전등이 없을 때 반딧불[螢]반사나 하얀 눈[雪]빛 속에서 책을 읽었다하여 [형설의공]을 칭찬하기도 했다. 미국의 공립도서관은 9211개, 일본은 2805개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겨우 564개뿐 이다. 동사무소마다, 직장마다, 교회와 공공기관마다, 소규모 도서실이라도 마련하고 방문자가 책을 읽게 도와주자.
대전 지하철 역 구내에 설치된 책꽂이도 아껴가며 잘 활용하자. 여자들의 핸드백 속에, 남자들의 뒤호주머니 속에 한권씩 책을 갖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나 버스타고 이동할 때마다 한 장의 책이라도 읽도록 하자. 대전시도 [책 읽는 대전]이란 주제로 도서관 축제를 가졌었다. 지금 바로 책을 펴서 마음의 양식을 얻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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