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분 여사…`는 오롯이 나문희의 ‘국민 어머니` 이미지와 곰삭은 연기에 기댄다. ‘열혈남아`에서 국밥집 주인으로 살가운 모정을 눈시울 뜨겁게 그려냈던 나문희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모피문희를 흡수해 살가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권순분 여사와 착 달라붙는다. 납치당한 건 우리의 어머니이고 납치한 건 납치범이 아니라 막 돼 먹은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
인질-납치범 사이의 권력 뒤집기가 웃음의 포인트. 주유소를 습격한 깡패들이 주인 노릇을 하는 ‘주유소 습격사건`이나 탈주범들이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는 ‘광복절 특사` 등에서 보듯 딱 김상진표 코미디. 하지만 김상진 감독은 뒤집힌 상황을 끝까지 밀고 가기보다 이번엔 화해의 손을 내민다. 그 탓에 이전의 영화가 가진 통쾌함은 누그러들었지만 가족이 함께 보는 추석 코미디로는 맞춤이 됐다. 그게 아쉽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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