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권순분여사 납치사건-5천이 뭐야, 몸값이 5백억은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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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권순분여사 납치사건-5천이 뭐야, 몸값이 5백억은 돼야지

감독: 김상진, 출연: 나문희, 유해진, 강성진, 유건

  • 승인 2007-09-14 00:00
  • 신문게재 2007-09-15 9면
  • 안순택 편집위원안순택 편집위원
어리보기 3인조, 도범(강성진) 근영(유해진) 종만(유건)은 국밥집 주인을 납치한다. 돈 많고 나이 든 여자이니 인질로 잡기가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 하지만 그게 코가 쑥 빠지는 실수였으니 이 인질, 떨기는커녕 납치범들에게 구박하고 호통쳐댄다. 어머니의 납치소식을 나 몰라라 하는 자식들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권순분 여사(나문희).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짜고 대형 납치사기극을 꾸민다.

‘권순분 여사…`는 오롯이 나문희의 ‘국민 어머니` 이미지와 곰삭은 연기에 기댄다. ‘열혈남아`에서 국밥집 주인으로 살가운 모정을 눈시울 뜨겁게 그려냈던 나문희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모피문희를 흡수해 살가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권순분 여사와 착 달라붙는다. 납치당한 건 우리의 어머니이고 납치한 건 납치범이 아니라 막 돼 먹은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

인질-납치범 사이의 권력 뒤집기가 웃음의 포인트. 주유소를 습격한 깡패들이 주인 노릇을 하는 ‘주유소 습격사건`이나 탈주범들이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는 ‘광복절 특사` 등에서 보듯 딱 김상진표 코미디. 하지만 김상진 감독은 뒤집힌 상황을 끝까지 밀고 가기보다 이번엔 화해의 손을 내민다. 그 탓에 이전의 영화가 가진 통쾌함은 누그러들었지만 가족이 함께 보는 추석 코미디로는 맞춤이 됐다. 그게 아쉽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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