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얼티메이텀`은 ‘본 아이덴티티`(2002년), ‘본 슈프리머시`(2004년)에 이은 본 시리즈의 완결편. ‘최후통첩(ultimatum)`이라는 제목 그대로 본 시리즈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액션오락영화의 수작.
‘얼티메이텀`은 ‘슈프리머시`의 마지막 장면, 모스크바에서 시작한다. 본(맷 데이먼)은 여전히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부상당한 몸으로 탈출해야 하는 필사적인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기억, 킬러 제이슨 본으로서의 첫 번째 기억이다. 과거를 묻어둔 채 살 수 있게 해준 유일한 존재 마리를 잃은 그는 이제 그 모든 것이 시작된 근원과 맞서려 한다. 데이비드 웹이라는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해서 암살요원 제이슨 본이 되었는지 알아내야만 여정을 끝낼 수 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일직선으로 달려간다. 본이 찾아가야 할 곳은 정해졌고 자신의 정체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기에 주변을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어진 것. 시종 쫓고 쫓기는 자의 긴장을 격렬한 박동으로 삼아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또 달린다.
마라톤도 달리다보면 환희감이 솟는 때가 있다던가. 영화에서 아드레날린이 확 솟구치는 지점은 모로코 탕헤르에서의 추격 장면. 본은 동료를 쫓는 킬러를 향해 달리고 경찰은 본을 쫓아 달린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의 지붕 위를 달리던 본은 맞은 편 건물의 창문으로 몸을 던진다. 케이블에 카메라를 매달아 미끄러지듯 촬영한 옥상 추격신, 창문으로 몸을 던지는 배우의 뒤를 카메라맨이 같이 몸을 던져 찍었다는 이 장면을 미국 연예주간지 ‘버라이어티`는 “경이로운 테크닉”, 뉴욕타임즈는 “폴 그린그래스보다 더 액션을 잘 만드는 감독은 없다”고 극찬했다.
‘본 얼티메이텀`은 죄의식에 시달리는 스파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는 주인공의 심각하고 어둡고 진지한 주제가 바탕이다. 그러나 탁월한 기술적 숙련도와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 한층 세진 액션 등이 재미를 더해 빼어난 오락영화로 빚어졌다. 궁극의 첩보영화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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