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감소는 물론 유사상호 업체들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경영 전반에 걸쳐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보통신 업체 맏형인 KT는 요즘 엉뚱한 회사를 자회사로 혼동하는 문의전화가 빗발쳐 대책마련에 나섰다.
KT가 부동산 사업과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이 분야에서 KT브랜드와 유사한 사명의 회사들이 늘어나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KT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 KT계열사 소개란에 사명이 유사해 KT 관계사로 착오를 일으키기 쉬운 회사명을 열거했다. 이들 회사는 KT건설, KT대리운전, KT로지스, KT바이오시스, KT돔닷컴, KT꽃배달 등이다. KT는 “KT와 관련이 없는 회사이니 고객님께서는 착오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
KT는 사내에 CI(기업이미지통합) 도용 신고센터를 열고 기업명과 로고가 도용되는 사례 조사에 착수했고, 심각한 경우 법적 조치 등 적극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회사는 대전의 향토기업인 (주)장충동왕족발(대표 신신자)이다.
‘2002장충동왕족발`, ‘00장충동왕족발보쌈`, ‘원조장충동왕족발` 등 상당수의 족발 판매업소들이 ‘장충동`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장충동이라는 지명이 널리 알려져 있어 고유상표가 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 이후 유사상호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사상호 업소의 음식을 먹은 고객의 불만이 고스란히 장충동왕족발로 쏟아진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유사업소의 경우 맛은 물론 서비스까지 좋지 않아 우리 매출까지 영향받고 있다.”라며 “주문전화가 1588-3300이 아니면 모두 유사상호”라고 말했다.
대전 기업인 타이어뱅크(대표 김정규) 역시 마찬가지다.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이라는 노란색 간판으로 히트를 쳤던 타이어뱅크도 최근 유사상호 때문에 골치 아프다. 대전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타이어캠프, 타이어마트 등의 유사상호 판매점도 늘어났다.
상호뿐 아니라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라는 유사한 문구에서부터 판매점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경우 쉽게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이 회사도 일부 유사상호 판매점들이 파는 타이어 품질에 항의하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벤치마킹 차원에서 우수한 기업의 장점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의존만 하다가는 오래갈 수 없다”며 “유사상호 문제는 기업 윤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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