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정리는 이 정도로 하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토론에서 유시민씨가 손학규씨에게 "사랑방 손님이 아닌 문간방 손님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손씨의 ‘한나라당 의식(意識)`을 들추는 이해찬씨도 “정동영 후보가 사랑방 손님으로 초청했는지 몰라도 문간방 손님으로 느껴진다”고 날을 세운다.
이 같은 손학규 때리기는 한나라당 3등이 신당 1등을 마크, 바깥주인 행세를 하며 자리를 위협하는 데 대한 정체성 내지 적통성 시비였다. “마지막까지 열린우리당에 뭉개고 있던 분들”이 사랑방 주인 행세한다는 말(정동영)도, “왜 내가 손님이냐”따지는 품(손학규)도 어쩐지 오종종해 보인다.
내가 손씨라면 이렇게 말하겠다. 사랑방을 집안 어른이 꿰차야 한다는 케케묵은 풍수 인테리어는 당신들 다 가져. 어디 자개장 놓고 재력 과시할 테면 해보라지. 그러면서 문간방을 다용도의 멀티 유스(multi use) 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집을 “집 우(宇)”, “집 주(宙)”로 읽히는 실속 있는 ‘우주`로 만드는 것이다.
말은 계속된다. 양반님네들 내 말 들어보소. 방랑 김삿갓이 죽장 짚고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무일푼 배낭여행 즐기던 비결을 알기나 해? 글을 잘 지어서? 안방마님을 꼬여? No(아냐)! 열두대문 문간방에만 들었기 때문이지. 사랑방? 그래, 나 문간방 머슴이다. 어쩔래? 하고 일갈하는 거다. 내가 손님이냐 네가 주인이냐, 서로 ‘아이스께끼`하느니, 더 주인다워 보이게.
속으로는 이렇게 다짐한다. 당신들을 곧 행랑아범.어멈 만들어 행랑채, 아니 창고방 쓰게 할 테야. 행랑채 후보들이야. 히히. 그러면서 안방과 사랑방을 접수할 궁리는 내심에 꼭꼭 숨기는 게 좋다.
이게 바로 지금 돌아가는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방식 아니겠는가. 사랑방이 신혼방 되는 그날까지! 그러면 국민들은 공짜로 유쾌한 코미디 영화 한 편 보는 셈 아니겠는가. 주인으로 느끼든 객으로 느끼든, 사랑방에 모시든 문간방에 들이든 그건 배우(후보)들의 자유다. 한 정당의 가계, 가문, 가통 자랑에 울고 웃는 것은 오로지 관객(국민)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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