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10년 전의 신문에 게재된 추석 귀경길 관련 기사를 보았다. 이 기사에 따르면 ‘차량으로 귀경하는데 대전~서울 9시간20분, 광주~서울 14시간40분, 부산~서울은 자그마치 20시간이나 걸려서 밤늦게까지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고 한다.
그러면 자동차 대수가 10년 전 1,000만대에서 1,620만대로 증가한 지금은 어떠할까? 작년 추석 귀경에 소요된 시간은 대전~서울 6시간40분, 광주~서울 8시간20분, 부산~서울은 9시간30분으로 10년 전보다 상당히 줄어들었다. 고속도로가 더 늘어나고, 교통정보가 잘 제공되어 차량이 분산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뭔가 또 다른 이유가 있겠다.
이를 가만히 살펴보니 귀성을 하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고, 귀성이 아니라 오히려 역 귀성 내지 여행을 가기 위해 움직이는 차량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이번 추석 연휴를 기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30만 명을 훨씬 넘어설 거라고 하니 우리의 미풍가속인 추석이 점차 의미를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은 부족했더라도 추석 명절 때 만큼은 모두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여 넉넉한 인심을 나누고, 서로의 정을 확인하는 것이 예부터 내려온 아름다운 전통 아니었던가? 그래서 고향 가는 길이 평소보다 몇 배가 걸려도 어려운줄 모르고 다들 정겹게 고향을 다녀오지 않았나 싶다.
추석 연휴를 보내는 현상이 바뀌어가도 고속도로는 여전히 붐빌 것이다. 특히 국토의 중심부에서 수도권과 영.호남을 이어주는 충청권 고속도로의 혼잡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많은 직원이 특별근무를 하면서 교통정보를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버스전용차로제 등을 시행함으로써 교통지체요인을 최대한 줄일 것이다.
또 차량들이 전자카드와 단말기(OBU)를 갖출 경우 톨게이트에서 멈추지 않고 곧바로 통과할 수 있는 하이패스(Hi-Pass) 차로가 올 해 순차적으로 개통되고 있는데, 이번 명절에도 하이패스 차로를 잘 이용하면 고속도로 진출.입을 보다 신속하게 할 수 있겠다.
농수산 시장 개방 확대, 고령화 등으로 우리 고향은 갈수록 힘든 상황이다. 이번 추석만큼이라도 고향으로 향하여 꿋꿋하게 고향을 지키는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함께 하는 명절을 보내면 좋지 않을까? 아울러 길이 좀 막혀도 서로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 수준 높은 교통문화를 만들어가는 명절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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