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대전시의회 의원 |
본 사업의 마스터플랜은 나무심기 사업이 끝나는 2020년 이후에 대전광역시 녹지공간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도시의 확대발전 및 예상되는 도시환경의 변화와 연계해서 향후 50년, 또는 100년 후를 내다보고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꿈과 이상을 그려보면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 대전광역시 녹지공간에 대한 실태조사 및 분석을 통해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예산문제나 사업추진 조직 등 사업추진에 전제조건이 되는 부분과 그린벨트, 산업단지, 하천유역, 구도심, 신도심 등 다양한 지역별 특성에 대한 실태조사가 완전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마스터플랜에서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대전광역시 건축, 토목, 도로, 지하철, 신 주거단지, 기반시설, 생태하천 등 도시계획 전반과 연계해서 녹지 공간 조성계획도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3,000만 그루라는 숫자에만 얽매여 양적인 측면에서의 실적 위주의 물량만을 계획하고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기존의 큰나무 밑에 교목성 나무를 밀식함으로서 도시계획의 변경이나 나무의 생장에 따라 5년, 10년 후에는 다시 심은 나무를 뽑아낼 경우도 생기게 될 것이다. 본 사업이 공약의 초점에만 치우쳐 현실성 없는 전시행정으로 흐른다면 그야말로′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과오를 범하게 될 것이다.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대전광역시의 지난 10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100년 후의 미래도시가 어떤 도시로 변모하게 될지를 예상하는 가운데 제대로 된 계획을 작성하여 도시에 대한 우리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 시장 재임 중 완벽한 마스터플랜만 수립해도 박시장의 커다란 업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대전시 3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현재에 살고 있는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니고, 우리의 자녀와 후손을 위한 성스러운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시장의 저서에서 밝힌 행정 철학 `다리를 놓는 사람은 자기가 건너기 위해서가 아니라 뒷사람을 위해 다리를 놓는다`와 같이 후대를 위한 사업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무심기 사업 또한 자연을 이해하는 녹지에 대한 기본철학을 가지고 사람에게 맞추기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녹지조성이 되어야 한다. 나무는 누구나 심을 수 있지만 누구나 잘 심기는 힘들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오랜 시간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3천만 그루라는 양적인 정책보다는 시민들이 직접 느끼고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관련부서 공무원이나 학계의 관련 전문가 집단, 시민단체, 관심을 지니고 있는 시민 등이 총망라되어서 심도 있게 검토하여 동의한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지면 차후 시장이나 관련부서 정책입안자가 바뀐다 해도 본 나무심기 사업은 큰 차질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의 노고가 수반되지 않으면, 나무심기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이 졸속으로 처리되어 막대한 예산 손실이 생기게 되고 사업의 성과 또한 떨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현재 대전광역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나무심기관련 사업계획이 진정으로 숲다운 숲, 아름다운 도시녹지 공간조성을 위해 바람직한 이상적인 계획인지, 또는 시장의 공약실천사항을 쫓아가기 위한 물량계획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제대로 된 마스터플랜을 세워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