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청소년 갈등의 비상구는 대화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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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청소년 갈등의 비상구는 대화와 공감

  • 승인 2007-09-06 00:00
  • 신문게재 2007-09-07 20면
  • 안성준 충남교육청 생활지도장학관안성준 충남교육청 생활지도장학관
▲ 안성준 충남교육청 생활지도장학관
▲ 안성준 충남교육청 생활지도장학관
소위 ‘학교 폭력`으로 범주화 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일탈이나 부적응의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폭력이 어찌 보면 과거로부터 습관적으로 행해오던 행동양식들이 최근 엄격한 사회적 도덕적 잣대에 의해 일정 부분 과장되어 문제시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최근의 학생들의 폭력 양상은 다소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이처럼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정작 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 폭력 유형이 신체 폭력에서 언어와 사이버 폭력 등으로 갈수록 다양하고 은밀해지면서 학부모, 교사들이 그 심각성을 인식하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생활지도는 중요한 교육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본래 생활지도는 모든 학생이 일상에서 당면하는 여러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건전하게 성장·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봉사 활동의 과정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학교폭력이 이슈화되다보니 오늘날의 생활지도는 본래의 의미와는 다르게 일부 폭력 및 부적응 학생에게 국한되어 진행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예방보다는 문제가 발생한 후에 단기간에 걸쳐 가시적 성과를 거두려는 진통제적 처방이 많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생활지도는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인격적 만남으로부터 시작되고 ‘대화`와 ‘칭찬`으로 마무리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교육자로서 경험한 일련의 사건들과 필자의 청소년기, 그리고 자녀 양육을 통하여 깨닫게 된 생활지도상의 간명한 해법이다.

생활지도의 가장 기본은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는 것이다.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하되, 사소한 일탈행위의 방치는 더 큰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율적으로 정한 규칙은 철저하게 지킬 수 있도록 ‘무관용의 원칙(zero tolerance)`을 일관성 있게 적용해 나가야 한다.

또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는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 대화의 창구는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다. 생활지도상의 전문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더 좋다. 여러 방면에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우수학생이건, 침묵하는 다수를 이루는 대다수 중간층 학생이건, 비행을 일삼는 문제 학생이건, 이 원칙은 변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생활지도의 패러다임은 칭찬과 격려를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의 이동은 인류가 수행한 가장 위대한 혁명의 하나라고 한다. 이에 따라 생활지도의 방향도 집단에서 개인으로, 지시에서 칭찬과 대화로 선회해야 기성세대와 청소년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

어른들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학생들의 푸른 꿈을 짓밟아 버리기도 하지만 칭찬의 한 마디는 그 꿈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일탈과 폭력은 결코 그들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사회가 총체적으로 빚어낸 산출물이다. 따라서 어른들이 먼저 결자해지(結者解之) 자세로 나서야 한다.

인간주의 교육을 강조한 패터슨(C. H. Patterson)은 진실된 교사,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는 교사, 공감적 이해를 할 줄 아는 교사만이 교사의 자질이 있다고 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은 모두 청소년들의 교사다. 우리 어른들의 눈은 청소년들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공감하고 소통함으로써 갈등으로 얼룩진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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