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과학논술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나는야 논술 짱]과학논술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고등논술

  • 승인 2007-09-05 00:00
  • 신문게재 2007-09-06 13면
문학적 기교보다 짧고 명확한 문장 중요
정답 풀이과정의 타당성.논리성 강조돼
교과 외 신문.과학잡지 구독 등 큰 도움


1. 들어가기
▲ 권오영 대전 노은고 교사
▲ 권오영 대전 노은고 교사
최근 통합논술 바람이 열풍을 넘어 가히 광풍이라 할 정도로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학생이나 교사 개개인마다 피부에 느끼는 정도의 차이 때문인지 대학입시를 눈 앞에 둔 수험생은 다소 조급함을 보이지만,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하는 예비 수험생들은 아직 미풍으로 여기는 면이 있다.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통합논술은 그동안 대입 전형 요소로 다루어지지 않아 개념조차 생소하여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체계적인 접근을 위한 노력이 미비한 것 같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도 논술을 인문계열의 영역으로만 생각하고 자연계열에서 등한시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계열의 과학 논술에 대해 체계적인 대비책을 수립하는 것은 학생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도 상당히 고민되는 일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논술에서 요구하는 자연계열에서의 과학논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대비책을 모색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2. 통합논술에서의 자연계 과학논술에 대한 이해와 대비
통합논술이란 인문계 논술에 자연계의 수리나 과학 지식을 연관시키고 자연계 논술에서 인문계의 논리적 사고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과학논술로 대표되는 자연계 논술은 현재 다양한 방법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명쾌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연계 논술은 인문계 논술과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분량이 많고 자기 주관을 강조하는 인문계 논술과는 달리 자연계는 비교적 분량이 적고 객관적 타당성을 중요시한다. 문학적 표현의 기교보다는 내용의 정확성이, 길고 멋있는 문장보다는 짧고 명확한 문장이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계 논술을 위해서는 정확한 수학과 과학의 지식이 선행되어야 하며 단순히 답을 맞히는 식이 아닌 답을 유도하는 풀이과정의 타당성과 논리성이 강조된다.

즉 과학논술은 인문논술과 달리 과학적 사실에 기초하여 인과관계를 풀어가는 형식이 대부분이므로 개인의 의견이 들어갈 여지가 적고 엄밀한 논리적 전개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과학논술을 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입시를 위한 수험생으로서의 준비가 아닌 어릴 때부터 교과내용을 충실하게 이해하되 각 내용 간 연관성을 파악해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과학논술을 준비하는 방법은 어릴 적부터 과학관 견학이나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야외 체험활동 등의 직접적인 경험과 초등학교에서부터 과학자 위인전 읽기와 같은 독서 활동을 통한 간접 경험 그리고 호기심을 유발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토론식 수업활동 등이 필요하다.

중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체계적인 과학적 지식을 단순히 교과 내의 지식 습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과 간 통합적으로 연계시키는 노력과 논술에 적합한 공부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 이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과학 관련 지식을 생활 소재와 관련하여 사고하고 토론하는 훈련이 필요하며 교과 외에도 과학철학 관련 서적이나 신문, 과학 잡지 등의 정기 구독 등을 통한 폭넓은 과학적 지식의 토대 위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논술을 위한 말하기나 글쓰기가 자연계열의 경우, 교과에서 다루어지기 어려운 실정이므로 관련서적이나 예시 문제를 통하여 글을 써보는 체계적인 연습도 필요하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과학 글쓰기의 실정은 주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알고 있는 몇 개의 단어만 나열하는데 그치면서 제시문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따라서 과학 글쓰기 활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과학 글쓰기가 무엇이고 그 필요성 등을 미리 설명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란 자신의 경험, 사고, 감정을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표상하는 활동으로 복잡한 양식의 사고 과정이자 문제해결과정이다. 과학 글쓰기는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이 일반 글쓰기보다 더 요구되며 내용이 자연현상이나 과학적 사실, 법칙, 이론, 실험데이터 등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 글쓰기는 지금까지의 과학교과와 다른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현재 교과서에서 완성 글쓰기, 실험 설계 과정의 글쓰기, 표와 그래프의 자료 해석 글쓰기, 비유 즉 가상 상황 설정 소설 글쓰기, 과학단어 이어쓰기 등과 같은 다양한 유형들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교과수업에서는 단순하게 넘어가던 내용들이며 앞으로는 한 단원의 도입이나 정리 부분에서 과학 글쓰기의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학습 자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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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한 자연계 과학논술의 이해
과학논술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은 매우 중요하고 당연한 것이지만 사실 현재 입시를 앞 둔 수험생이나 예비 수험생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내용 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자연계의 과학논술을 어떤 원론적인 정의나 방법보다도 현재 대학 입시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결국 이러한 관점에서 과학논술의 모델을 찾아보면 최근 각 대학들의 기출 문제나 모의 논술 문항을 잘 분석하여 그 유형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 출제된 논술 문항의 형태를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논술문 작성에 필요한 구체적인 지문이나 참고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제목, 특정한 제재, 주제만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하여 논지를 전개하도록 요구하는 단독 과제형 형태와 논술문 작성에 필요한 복수의 글, 통계 자료, 그림이나 도표 같은 시각 자료 등을 참고 자료로 논제와 함께 부과하고, 그 자료와 관련하여 문제를 논술하도록 요구하는 형태인 자료 제시형이 있다.

자연계 과학 논술은 주로 이 자료 제시형의 형태로 제시되는데 이 유형을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 보면 글로 기술된 자료를 제시해 주고 그 글에 대한 논의를 주고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형태와 조사, 실험 결과의 도표 등을 제시하여 그 자료들 간의 상호 관계 등을 분석, 이해하고 또 일반화할 수 있는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유형이다. 특히, 이 자료 제시형 과학논술의 기출 문제를 분석해보면 논술의 글쓰기 이전에 과학적 지식이 우선되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출 문제의 내용상 과학 논술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과학지식의 활용 면에서 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교과 과정내의 지식을 활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유형이다.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지는 과학 과목에는 일반적으로 물리Ⅰ과 물리Ⅱ, 화학Ⅰ과 화학Ⅱ, 생물Ⅰ과 생물Ⅱ, 지구과학Ⅰ과 지구과학Ⅱ의 8개 과목이 있다. 이 중 대부분의 일반계 고등학교 자연계열 학생들은 고등학교 2학년 과정에서 4개의Ⅰ과목을 배우고 3학년 과정에서 Ⅱ과목의 일부를 선택하여 배우고 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서 과학논술 문제의 지식적 수준이 Ⅱ과목 이상, 심지어 대학 일반과학 이론 정도로 어렵게 출제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기출 문제를 분석해보면 4개의 Ⅰ과목 수준을 활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최소 70% 이상은 된다. 이는 과학논술을 위하여 별도의 공부 계획 이전에 교과 수업시간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둘째, 과학지식의 활용 면에서 교과 과정 외의 지식을 활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유형이다. 그러나 이것도 4개 과학 과목간의 연계성을 잘 파악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내용들이 많다. 또 이러한 문제를 위한 접근 방법으로 교양 과학 서적이나 과학 잡지 등을 미리 미리 정기적으로 구독하면서 다양하고 폭 넓은 과학적 지식을 습득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과학의 탐구과정에 대한 내용을 활용하여 출제된 유형이다. 이는 과학 과목이 전문화된 각 4개의 과목으로 나누어지기 전인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과학의 탐구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2학년에서 배우게 되는 4개영역의 과학과목의 여러 실험 내용들을 과학의 탐구과정으로 적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또한 별도로 공부하기 보다는 대학수학능력고사 등을 대비한 수업활동 중에 많이 다루지는 내용이므로 충실하게 수업에 참여하면서 정리해두는 습관이 중요하다.

넷째, 과학기술이나 과학철학과 관련된 유형이다. 이는 시사성 있는 사회현상 등과 많은 관련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령 물리학의 열역학 법칙이나 생물학의 진화론 등의 내용에 대하여는 관련 서적 등을 틈틈이 탐독하여 독후감을 써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4. 맺음말
지금까지 통합논술에서의 자연계 과학논술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효과적인 대비책에 대해 살펴보았다. 정보화시대에 다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위한 통합논술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다. 특히 자연계열의 과학논술은 기존의 일반적인 논술과 달리 새로운 관점과 사고과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먼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연계열 과학논술은 분명 기존의 인문 논술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령 인문 논술에서는 대부분의 논제가 정답이 없는 형태로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자신의 논지를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면 과학 논술은 분명 모범 정답이 있다. 이는 과학이 객관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논제에 따라 학생들이 여러 형태의 답변이 가능하더라도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각각에 대한 채점 기준이 다 마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내신 성적을 위한 공부에서는 선택과목을 중심으로 다소 편협한 학습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과학논술은 단순한 범위에서 해결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통합교과적인 사고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교과 시간에 과목별로 배우는 별개의 학습 내용들을 서로 연관 지으면서 통합적인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해 항상 사고하면서 공부하고, 필요하다면 기록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셋째, 과학논술이 아무리 과학적 지식이 우선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논술이 기본인 말하고 쓰는 영역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논술의 원론적인 내용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사고와 결부지어 표현할 수 있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스스로 경험이 없고 논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낙담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과학 논술에 대한 준비는 모든 자연계 학생들이 동일한 상황과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논술이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 수단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논술을 통해서 형성하는 다양한 사고력은 앞으로 학문을 위한 기반뿐만이 아니라 미래 사회생활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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