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고향 |
권경태 작가는 20여 년간 고집스럽게 소나무 그림에만 매달려 왔다. 작가는 “생명력과 순수성을 상징하는 소나무는 그 자체로 자연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갖게 한다”며 “소나무 그림은 그 속에서 인간 본연의 정신적 상징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세번째 개인전 이후 이번 전시를 열기까지 그에게는 9년의 시간이 걸렸다. 현대적 진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끊임없이 발품을 파는 그의 노력 때문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서도 설악산과 지리산, 안면도 등을 직접 찾아 그곳에 고고히 자리한 소나무를 화폭에 옮겼다.
명산의 산수와 어우러진 소나무가 온갖 풍상을 이겨낸 우리 민족의 질박한 삶과 닮아 있다면, 고향 마을을 굳건히 지키고 선 소나무 한 그루는 고집스럽게 한 길에 매달려 온 작가의 모습과도 닮아 있는 듯 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에 화선지를 대신해 필선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광목천을 사용했음에도 소나무의 유연한 곡선을 거침없는 필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낮에는 직장 생활을 하고, 밤에는 작업실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며 “개인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수묵 미학의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앞으로 채워나갈 나름의 과제를 생각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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