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明末 뒤흔든 자유인 이탁오 중국 대표적 禁書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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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明末 뒤흔든 자유인 이탁오 중국 대표적 禁書 세상에…

김혜경 한밭대 교수, ‘분서·속 분서’ 14년만에 완역

  • 승인 2007-09-04 00:00
  • 신문게재 2007-09-05 9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공맹(孔孟)만 알던 50세 이전 자기 삶을 반추하면서 ‘나이 50 이전 나는 한 마리 개에 지나지 않았다’고 선언한 명말(明末) 시기 반항적 지식인 이탁오(李卓吾·1527-1602)의 또 다른 주저(主著)인 ‘속분서’(續焚書)가 완역돼 나왔다.

중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금서로 불리는 분서와 속분서의 역자는 한밭대학교 김혜경교수.

김교수는 지난 1995년 이지(李贄)가 본명인 이탁오의 저서인 ‘분서(焚書)’ 번역를 시작해 10년 만인 지난 2004년 출간했으며, 최근에는 속 분서 출간을 마쳤다. 분서와 속분서 번역에 매달린지 14년만의 일이다.

저자 자신이 명명한 ‘책을 불살라 버리다’는 뜻의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금서로 취급됐다. 저자 이지(李贄)는 중국 명나라 말 당시 관변학이었던 주자학의 폐단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송명이학의 위선을 폭로한 당시 재야학문이었던 양명학의 급진좌파로 중국 역사사상 가장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던 금서.

김교수는 “1995년 이지의 분서 출판을 기획한 출판사에서 부탁을 덜컥 수락한 것이 10여 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당시 출판사에서는 국내 여러 전문가에게 번역을 부탁했지만 선뜻 이를 수락한 사람이 없었다. 이유는 분서와 속분서는 철학과 불교,양명학, 주자학 등에 대해 깊이가 없으면 이해하기 다소 난해한 책이기 때문이다.

결국 마땅한 전문가를 찾지 못하다 김교수에게 번역을 부탁한 것이 10여 년 전의 일이다.

김교수는 “분서는 이지 생전에 집필한 책이며, 속분서는 사후에 나온 책으로 중국에서도 기본적인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번역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때론 단어와 문장을 봐도 무슨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모를 때가 많았다고 김교수는 말했다. 한 글자 한 글자 다 찾아 보고 원전을 들추기를 10여년만에 분서와 속분서 번역을 마친 김교수는 ‘고심참담(苦心慘憺, 몹시 마음을 태우며 애를 쓰면서 걱정을 하다)’이란 말로 번역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김교수는 “당시 봉건사회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던 이지의 철학과 사상이었지만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서 본 그는 위대한 사상가이며 철학자이다”고 덧붙였다.

10여 년간 분서와 속분서 완역을 완주한 김교수는 앞으로 조선시대 실학파에 영향을 끼친 중국 명말`청초시대 고증학 등에 대해서도 연구할 예정이다.

김교수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중국사상이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 등 중국와 우리나라와의 사상적 연원관계를 밝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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