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생각하고 있는 적격자는 지역 예술인 가운데 문화 감각과 경영 능력을 갖춘 명망가.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역 인사 찾기 비상이 이곳 저 곳에서 직간접 채널을 통해 자신이 한번 ‘수장`을 맡아보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오고 있으나 대전시의 판단은 회의적이다.
지역 문화계 인사의 인력풀이 빈약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실제 대전시도 공모에 앞서 지역인재 등용을 위한 특별 임용 등을 검토해봤으나 특별한 인사가 없다고 내부 결론을 내리고 공개 채용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시켰다.
이를 두고 문화예술계와 교육계 등지에선 지방자치가 본격 시행 된지 10년이 넘어섰음에도 아직 지역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는 틀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이 같은 `인재 부재론`이 나오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전당 관장의 경우 조석준 전 관장의 퇴임 배경에 지역 예술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있었다. 이래서 후임 관장을 지역 인사 가운데 임명할 생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지역에서 적임자를 알아봤으나 신통치 않아 전국 공모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다음 달 출범 예정인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공모를 앞두고 대전시는 똑 같은 고민에 빠졌다.
e-스포츠와 게임산업, 영화진흥 업무를 총괄 지휘할 수장이 누가 있는지를 놓고 ‘인재 찾기`에 나섰다.
항간에는 이미 내정설도 흘러나오지만 대전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개모집이 원칙임을 확인시켜줬다.
시 안팎에선 여러 채널을 통해 초대 원장 적격자를 알아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대전지역의 문화예술 인력풀 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제 인력풀을 만들자=이 같이 지역 문화예술을 견인할 리더 그룹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전시는 최근 대중예술고등학교와 예술전문대학을 설립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명품 창조도시 대전 건설의 전면에 ‘명품 인재`가 전진 배치되지 않으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에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문화공연계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자성론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공연계를 몇 사람의 원로가 쥐고 있어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40대 화백은 “예순이 넘으신 대선배들이 아직도 지역 문화계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청장년층들이 각종 예술단체와 공연 무대에서 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현실을 전했다.
40대 문화예술인들에게도 ‘중책`을 맡겨 이들에게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재풀을 양성할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전발전연구원 육동일 원장은 "전문성과 지역성을 겸비한 인재풀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할 대안으로 당분간 외부 전문 인사를 영입해 지역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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