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용 거미줄은 병상선이라는 실샘에서 나오는데 굵기로 비교하면 인류가 만든 가장 강한 케블리 섬유보다도 훨씬 강도가 높다. 이 때문에 미국 해군에서는 낙하산줄이나 방탄조끼에 필요한 강력한 섬유를 만들기 위해 거미줄을 연구중이며 인간의 몸속에서 분해되는 수술용 봉합사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중이다.
거미는 기온에 대한 적응 범위가 넓으며 적당한 크기의 동물을 먹이로 이용할 수 있고 거미줄을 새끼 보호분만 아니라 모든 생활 활동에 이용하기 때문에 모든 생태계에 진출, 번성하게 되었다. 열대지방은 물론 그린랜드 같은 한대지역이나 해발 6700m되는 에베레스트산의 고산지대에서도 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거미는 사냥하여 잡은 벌레를 씹어 먹거나 체액을 빨아먹지 않고 관 모양의 엄니를 벌레에 꽂고 독샘에서 분비하는 독액을 벌레의 몸속에 주입하여 벌레를 죽인 뒤 벌레 몸속의 단백질을 소화하게 된다. 또 아래턱 샘에서 분비하는 소화액 작용이 추가되어 흡위(吸胃)에서 흡입한다.
거미줄에는 원그물, 선반그물, 접시그물, 천막그물, 줄그물, 종그물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엄지손가락 굵기의 거미줄은 보잉 737비행기 두 대를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질기다. 이는 같은 굵기의 강철에 비해 100배나 강하다. 이 때문에 거미줄은 꿈의 섬유로 불리는 것이다.
1974년 덴마크의 불라드 교수는 네필라 거미를 주로 연구해 거미줄의 특성을 밝히기 시작했으며, 89년 와이오밍대학에서는 거미줄생산의 유전자 일부를 해독하였고, 2000년 캐나다의 넥시아 바이오 테크놀로지라는 회사에서는 염소에 이유전자를 이식하여 염소의 젖에서 거미줄 단백질을 만들었는데 이를 바이오스틸(Bio steel)이라 불렀다. 그러나 생산된 거미줄 단백질은 질기기와 탄성이 천연 거미줄에 크게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유전자가 완전히 해독되지 않은 탓도 있었다.
이 연구팀은 이 유전자를 담배나 감자 등에 주입해 대량 생산을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감자에 이 유전자를 삽입하면 감자 속에서 거미줄 단백질이 만들어지며 만들어진 단백질을 걸러내 거미줄처럼 가는 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생물의 종에 관계없이 거미줄 말고도 주변의 하찮은 동물을 이용한 연구는 많다.
미국에서는 바퀴벌레를 이용해 다족로봇을 만들어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공간에 투입하는 군사 정찰용으로 이용하고 있고, 또한 후각이 발달한 꿀벌을 이용하여 이라크 전투에서 지뢰와 폭탄을 탐지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7가지의 화려한 빛을 내는 비단벌레의 발색구조를 연구하여 금속재료에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친환경적 채색기술로 이용하고 있다.
거미줄은 응용분야가 많아 인공 힘줄, 방탄복, 스포츠 의류, 봉합사, 밧줄, 항공기 몸체, 가방, 차량코팅제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연구 개발되지 않은 동물 자원이 수없이 많다. 아직도 첨단과학과 접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이 도외시 당하고, 과학 기술자와 과학 관련 직업이 불안정한 현실의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 아쉽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살길은 우수한 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임을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거미도 줄을 쳐야 벌레를 잡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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