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행복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야 논술 짱]행복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중학논술

  • 승인 2007-08-29 00:00
  • 신문게재 2007-08-30 13면
<문제> 제시문(가)와 (나)에 나타나는 삶의 모습을 살펴보고, 행복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논하시오.

[유의 사항]
① 수용 가능한 가치를 제시할 것
② 1200자(±100) 분량으로 쓸 것
③ 시간은 120분임.

(가)
선아
지난 번 어머님 모시고 면회 왔다가 서울엔 잘 올라갔는지?

길이 멀기는 하다만 차 안에서 신록의 산하를 내다보는 재미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즘 비가 자주 내려서 산야의 어린 풀들이 신명이 났다.

내가 만든 작은 꽃밭에 옮겨 심은 야생초들이 이젠 완전히 뿌리를 내려 달콤한 봄비 속에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단다. 확실히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그냥 ‘물`이 아니다. 맑은 날에는 꽃밭에 아무리 열심히 물을 주어 봐야 시들지만 않을 뿐 그저 그런데, 비만 오면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이 풀들이 아우성이야. 비가 온 다음 날 운동 나가서 풀들을 들여다 보면 말쑥한 자태로 하루 사이에 부쩍 자란 키를 자랑하고 있거든. 하긴 천지의 기를 담북 머금은 물을 원 없이 맞으니 어찌 좋지 않으리!

그 동안 내가 여기저기서 떠 옮겨 심은 것을 적어 보겠다. 냉이, 황새냉이, 괭이밥, 씀바귀 마디풀, 방가지똥, 지칭개, 개쑥갓, 황새냉이, 벼룩나물, 명아주, 쑥, 사철쑥, 상치, 꽃마리, 그리고 씨를 심어 싹을 튀운 나팔꽃과 사과나무, 뽕나무..... 지금 제비꽃은 다 지고 씀바귀꽃만이 한창이다. 그 밖에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것 두세 가지가 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본 다음 알려 줄게. -황대권, 『야생초 편지』

(나)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수선화에게』

[논제분석·출제의도]구체적 사례 논거로 삼아야

이 문제에서는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삶의 모습을 살펴보고 행복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에서는, 감옥 안에 작은 야생초 화단을 만들어 놓고 100여 종에 가까운 풀들을 심고 가꾸며 억울하고 고통스럽기만 할 것 같은 징역 생활을 즐기는, 글쓴이의 행복한 모습이 나타나 있다.

(나)에서 시적 자아는 ‘외로움`은 살아있는 존재들의 숙명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사랑을 주고받아야 함을, 또한 외로움이 많고 깊을수록 더욱 더 크고 깊은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됨을 역설적으로 함축해 주고 있다.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삶의 모습을 바탕으로 행복의 진정한 가치를 논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논거로 삼아야 한다. 또한 수용 가능한 가치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취해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남으로써 자신의 논의에 설득력을 더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의 토대는 희망이다

[학생작품]이지훈 대전 지족중 3학년

▲ 이지훈 대전 지족중 3학년
▲ 이지훈 대전 지족중 3학년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야가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그녀는 진정 행복할지 의문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희야는 남을 감동시키는 음악을 선사함으로써 행복을 얻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피아노 연주는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불구라는 처지에 굴하지 않고, 그녀가 보여주는 긍정적 사고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다른 이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시문 (가)의 글쓴이는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황금 같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다. 하지만 그는 영어의 몸이 되어 원망과 분노의 세월을 보내기 보다는 작은 화단에 100여 종에 가까운 야생초를 가꾸며 오히려 생명의 소중함을 앎과 동시에 감옥 생활을 즐기며 행복해 한다. 고통스러운 감옥 안의 생활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야생초 가꾸기를 통해 그 삶을 즐기고자 하는 글쓴이의 모습을 통해 긍정적 사고가 진정한 행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깨닫게 한다.

제시문 (나)의 시적 자아는 ‘외로움`이 모든 존재들의 숙명이라고 말한다. 그 외로움은 다른 존재와의 교류와 마음의 나눔을 통해 치유될 수 있음을, 더 나아가 큰 사랑을 실현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음을 함축하고 있다. 외로움에 젖어 마음의 문을 닫기 보다는 자신의 외로움을 통해 타인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서로 나눔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 긍정적 사고로 세상을 밝은 눈으로 보게 되고, 진실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희야와 두 글쓴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미래에 대한 긍정적 희망이다. 제시문 (가)의 글쓴이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제시문 (나)의 글쓴이는 외로움 또한 긍정적 사고의 대상으로 여기며 행복은 외로움을 사랑하는 데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 희야는 네 손가락으로 연주할 수 있는 악보로 편곡하는 수고로움을 견뎌내며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긍정적 사고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행복의 절대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취적으로 앞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며,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 희망의 유무에 따라 어떤 이들은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삶을 마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불행한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아 발전된 삶을 살기도 한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우리는 그 고난을 이겨낼 때 삶의 궁극적 목표인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시의 내재적 의미 파악 돋보여
생각 받쳐주는 논거는 보완해야

[총평]손민옥 대전 지족중 교사

▲ 손민옥 대전 지족중 교사
▲ 손민옥 대전 지족중 교사
논술 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보통 논술 문제는 둘 이상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논제를 제시한다. 따라서 논제의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주어진 제시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논술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의 의견이나 입장을 논의 내용에 맞게 논리적으로 서술해 나가면 된다.

이번 논제는 두 글에 나타나는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각자 생각하는 행복의 지표는 주관적이다. 따라서 제시문 (가), (나)를 통해 필자는 무엇 때문에 감옥 안에서 마음의 평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까, 외로움과 행복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져 봄으로써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를 정리하고 글을 쓸 필요가 있다.

서론 부분은 읽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첫 단추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여 참신하게 쓰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글에서는 보통 문제 제기, 화제 제시, 주요 용어 설명, 주제와 상반된 내용 제시, 고사나 격언 인용하기 등을 통해 글의 논제를 제시한다. 지훈이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인 희야를 통해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힘으로써 글의 서두를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논술에 있어서 논제를 통해 문제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제시문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제시문 (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그곳이 감옥일지라도 삶이 행복해진다는 논지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제시문 (나)의 경우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맥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훈이는 외로움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더 큰 사랑을 실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됨을 잘 간파하고 있다. 또한 제시문 (가), (나)와 앞서 제시한 희야의 경우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결론은 앞서 서술한 글의 논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부분이다. 지훈이는 긍정적 사고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행복의 토대임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논지를 비교적 잘 매듭짓고 있다.

지훈는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분하여 자신의 생각을 무난하게 전개하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이나 입장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논술은 자기의 주장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들어 자기 주장을 정당화시켜 나가는 논증적인 글쓰기이다. 따라서 평소 다양한 읽기 활동을 통해 배경지식을 풍부히 해야 하고, 이를 실제적인 글쓰기에 창의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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