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숙 충남예술고등학교 교사 |
새벽 6시부터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 2시간여에 걸쳐 음악과 학생들은 실기실에서 개인연습시간을 갖는 것이다. 기숙사나 학교 주변의 자취·하숙생들이 주로 참여하는 이 연습시간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요자부담의 자율학습과는 달리, 희망하는 학생들이 무료로 참여하는 속에 출결 및 연습관리가 이루어지며, ‘남들과 차별화된 실기강화시간`을 갖고 개인의 기량을 늘리고자 하는 온전한 ‘자기 주도적 학습 활동`이다.
새벽시간의 참여가 가능한 희망자들로 구성한다고는 하나, 자기관리가 미흡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이기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음악부장으로써 이 학생들의 지도와 관리를 맡은 나는, ‘학생들은 쳐다봐주는 만큼 성장한다.`는 신념으로 학생들이 졸거나 게으름을 피울 때마다 졸졸 따라 다니며 눈총과 잔소리로 ‘달달(?) 볶는다.` 어느 날 한 여학생이 나에게 오더니, 내가 꿈속에 나타나서는 ‘슉-슉` 순간이동을 하며 저를 깨우더란다, 그것도 이틀이나 연속으로. 그러면서 “선생님, 매일 그렇게 나타나주세요.” 하며 애교를 부린다.
새벽연습에 힘을 실어준 또 하나의 일은, 새벽연습에 참여했던 한 학생이 연주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멋지게 연주를 해낸 것이다. 이 학생의 실기에 대한 상승세는 계속되었고, 학년이 바뀌어 참여한 예술제 오디션에 당당히 선발되었다.
열심히 새벽을 채운 소리 덕분 아닐까?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새벽의 기상을 버거워한다. 그런 학생들은 새벽시간 대신 야간을 택하게 되는데, 저녁식사를 마친 오후 6시경부터 음악동 문이 잠기는 시간까지 쉼 없이 연습에 몰입하는 그 학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뿜어내는 열기는 장거리통근 지도교사의 새벽시간을 끌어내고도 모자라 야간의 퇴근조차도 미안하게 한다. 가끔씩은 힘이 들기도 하지만, 누군가가 소소히 신경을 씀으로 해서 많은 학생들의 자기 강화에 담금질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해볼만한 고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개학을 눈앞에 두고 다시 한번 ‘볶을` 결심을 한다. 새벽을 채우는 너희들의 소리, 한밤을 밝히는 너희들의 열정, ‘더 뜨겁고` ‘더 꽉 차게` 달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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