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 이용 전시공간 기획
내달 15일까지 오윤석 초대전
대전문화예술의 전당과 만년동 식당가 사이 골목길에 위치한 ‘윈도우스페이스`. 이곳은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는 문이 없다. 이렇다할 간판도 없다. 화이트큐브로 상징되는 전시장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10여 미터 남짓한 쇼윈도우를 따라 겨우 한두사람이 서있을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설치된 전시공간이 전부다.
이곳에서는 여느 갤러리에서 처럼 큐레이터의 해설이나 작품 설명 같은 친절함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은 오로지 보는 이의 몫이다.
갤러리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마땅치 않은 이 전시 공간은 윤철희 대표를 비롯한 세 명의 운영자에 의해 탄생됐다. 대중과 일상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미술을 꿈꾸던 이들은 사진발전소 윤광빈 대표의 도움으로 공간을 무상 임대해 건물의 쇼윈도우를 이용한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윤철희 대표는 “사람들이 지나는 곳, 시선이 머무는 곳이 모두 훌륭한 전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윈도우스페이스에는 대중에 공개된 장소에서 행해지는 공공미술의 개념이 차용된 셈이다.
윈도우스페이스는 비영리로 운영되며, 순수하게 기획전시만을 열어갈 예정이다. 작가와 관람객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려진 공간을 지향한다. 윤 대표는 “작가들에게는 폭넓은 전시기회를 제공하고, 대중의 일상에 보다 근접한 전시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포부는 보다 야심차다.
“목표는 대전 미술의 발전이죠(웃음). 너무 꿈이 큰가요. 미술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된다면 그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여건이 허락하는데로 도심 곳곳에 윈도우스페이스 같은 공간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윈도우스페이스에서는 9월 15일까지 개관전으로 오윤석 작가 초대전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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