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세균 100만종 학계보고는 0.5%
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에 유산균은 필수
미기록종 찾는 국내연구보고 세계 1위
전통음식인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은 발효식품으로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최근에는 웰빙열풍에 힘입어 발효식품의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 미생물이 갖고 있는 양면성과 우리나라의 미생물 연구현황 등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미생물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보통 미생물의 존재를 잘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세균 감염이나 발효식품 등을 통해 미생물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다.
과연 미생물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미생물은 병원균과 같이 사람에게 해로운 것이 있는가하면 발효균과 같이 유용한 것들도 있다. 미생물은 세균, 곰팡이, 효모, 바이러스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사람의 대장에 서식하는 대장균(E. coli)은 세균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종에 속한다. 이 대장균의 크기는 사람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아주 작다. 그렇지만 세대기간이 15~20분 정도로 상당히 빨리 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하루 밤 사이에 지구 인구보다 훨씬 많은 숫자로 분열이 가능할 정도로 증식 속도(분열 속도)가 빠른 것이다.
각 세균 개체는 맨 눈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분열 증식해 덩어리로 취락을 형성하면 관찰이 가능한데, 이것을 콜로니(colony)라고 부른다. 미생물을 연구할 때는 대부분 이처럼 콜로니 상태로 만들어 실험 및 관찰을 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세균이 약 100만 종에 이르고, 곰팡이는 150만 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세균은 0.5%에 해당하는 5000종, 곰팡이는 5%에 해당하는 7만5000 종이 과학계에 보고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미생물은 대부분 아직 미개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미기록 종을 찾는 국내 연구는 약 10년 전만 해도 아주 미약했으나, 지난 2004년부터 급성장해 한국이 세계 1위를 달성했다.
2006년에는 2위 일본과 그 격차가 더 커질 정도로 신종 발전에서 한국이 세계 강국으로 성장했으며, 올해에는 한국에서 개최된 미생물학회에 외국의 많은 학자들이 찾아와 별도의 세션을 만들어 관련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생물의 기능=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미생물이 갖고 있는 기능은 무엇일까.
미생물은 병원균, 생물무기와 같이 인간에게 해로운 것과 발효, 항생제, 생물농약, 효소와 같이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 있듯 양면성을 갖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수공통 감염병인 광우병, SARS, 조류독감(AI)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바로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병원균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병원균으로는 1300년대 중반 유럽인구 수백만을 희생시킨 페스트균이 있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지는 데 빌미를 제공한 감자 역병균과 최근까지도 국내외에 심각한 내성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결핵균 등이 있다.
한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발표식품을 매우 많이 갖고 있다.
김치, 된장, 고추장, 청국장, 간장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주류와 요구르트는 미생물이 활약한 작품이다. 발효식품이 잘 익은 맛을 내는 것은 유산균 덕분이다.
각종 항생제, 항암제 등의 의약품 재료로, 질소고정세균과 생물농약 등의 농업용 소재로, 각종 분해효소, 생분해 플라스틱, 오염 방재 또는 처리제, 제련 등 산업용 소재로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없어서는 않될 미생물=지난 1985년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생물권 II`라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초대형 유리 온실이 세워졌다. 그 온실 안에는 작은 바다, 사막, 초원, 열대우림과 같은 자연생태계를 조성하고 다양한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게 했다.
남녀 과학자 8명이 외부와는 단절된 채 온실 안에서 2년간 거주했으나 실험을 시작한 지 수개월도 못 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온실 안의 산소량이 급격히 감소해 사람들이 호흡하기 어려웠고, 새와 개구리가 죽고, 식물이 말라 죽기 시작했던 것이다. 산소가 갑자기 줄어든 것은 호기성 미생물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그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미생물의 존재와 역할을 간과한 결과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실패를 낳게 된 것이다.
지구상에서 인간과 동물에게 필요한 산소는 식물이 광합성 과정에서 절반을 만들어내지만 나머지 절반은 시아노박테리아라는 세균이 만들어내고 있다.
공기 중 78%는 질소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나, 동물이나 식물은 질소를 직접 이용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토양이나 콩과 식물의 뿌리에 공생하고 있는 질소고정 새균들은 이 질소 성분을 식물이 잘 이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태의 질소비료로 만들어 준다.
사람의 장에 서식하는 대장균 중에 어떤 것은 비타민 K를 만들어 공급해 주기도 한다.
각종 난분해성 오염물질들을 분해 제거하거나, 동물의 사체나 낙엽을 분해해 자원재생이 이뤄지는게 하는 것도 미생물이 맡은 역할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능대사물질연구센터 김창진 박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생물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왔고 지금도 더불어 살고 있다"며 "미생물이 없다면 인간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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