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재원 부족” 학교없는 신도시 우려
월평공원 관통 동서대로 市-환경단체 대립각
서남부 신도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출범과 새로운 신도시 탄생의 기대 심리에 따라 대전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이 지구는 올 하반기 부터 본격적인 공동주택 분양이 예정돼 있었으나 학교 설립 문제와 문화재 발굴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원 부족에 따른 학교 신설 위기와 전체 개발면적 중 20% 이상이 넘는 지역이 문화재 발굴 지역으로 지정돼 사업이 당초 부터 상당기간 늦춰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또 서남부와 대전 신도심을 잇는 동서대로 건설을 놓고 엇박자를 내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나 접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친 문화재는 기록물로만 보존, 문화재를 이전해 보존, 현장에 보존 등 크게 세 가지 방안으로 문화재의 보존 여부를 결정한다.
기록물 보존, 이전 보존 같은 경우는 개발 사업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현장 보존의 경우에는 사업 보류 및 지연, 설계변경 등 원활한 공사 진행에 있어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전도시개발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서남부 9블록에 토성으로 추정되는 유적지가 발견돼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문화재 시굴·발굴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이곳은 주민들과의 보상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남아 있는 20여 가구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가옥의 일부분이 시굴 대상지역이나 이들이 이주를 하지 않아 작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업 시행자와 문화재 조사를 맡고 있는 중앙문화재연구원은 빠른 시일에 보상 협의가 끝나기 만을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분양 일정이 기존 9월에서 오는 11월로 2개월가량 늦어진 상황에서 만약 중요 문화재가 발굴되면 또 다시 분양 일정 변경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9블록은 서남부 개발 중 대형 세대와 단지 구성으로 시민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자칫 내년으로 분양 일정이 넘어 갈 경우에는 도개공의 분양 계획에 차질이 생겨 자금적 손실은 물론 관련 업체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태다.
또 내년부터는 새로운 제도로 인해 평당 건축비도 올라 분양가도 덩달아 치솟아 예비 입주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 뿐만 아니라 주택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지역도 청동기 시대 유적지 등이 대규모로 발견되는 등 서남부 전체 개발 부지 611만2271㎡ 가운데 140만 5100㎡이 넘는 지역이 발굴 대상 지역이다.
전체 개발 면적 가운데 20%가 넘는 부분이 발굴 대상 지역이기 때문에 착공에 들어간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들은 공사일정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재원 부족을 들어 17개교의 신설이 필요한 서남부 지역의 학교 신축이 어렵기 때문에 대책이 나올 때까지 사업시행 자체의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교육청은 대책이 없을 경우 사업 택지개발 시행사(토공, 주공, 도개공)나 공동주택 개발자(시공사)들이 학교 신설 비용을 대야 한다고 입장도 내놓고 있다.
현재 교육청은 그동안 추진된 학교 신설에서도 대전시가 지원 해줄 604 억 원 가운데 중 아직 400 억 원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학교 신축 예산과 관련, 대전시가 전입금을 내놓지 않자 시교육청은 상당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남부 지역은 학교 신설시 토지 매입비만 2700 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대전시가 부담해야 하지만 언제 어떻게 전입금을 건낼지를 통보해 주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시교육청은 사업을 연기하는 것 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는 재원이 없어 당장 토지 매입비를 시교육청에 줄 수는 없으나 조만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공동주택 시행사와 시공사들이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서남부 지역에 학교 신설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분양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대전시와 도개공, 주공, 토공 측에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서대로 = 월평 공원을 관통하는 동서대로의 건설을 놓고 대전시와 환경단체와의 날카로운 대립도 풀어야할 과제이다.
시는 오는 11월께 착공을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는 공사 절대 불가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시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는 방안으로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수차례 열린 공청회에서도 제대로 된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환경단체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 3가지가 서남부 신도시 건설 사업 추진 초기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것 하나도 `엇박자`를 내게 되면 대전시가 추구하는 명품도시 서남부 신도시 개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밭대 도시환경공학부 유병로 교수는 "서남부 신도시 개발의 주체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해결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매듭을 풀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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