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우 철저한 경찰의 검토아래 사전 허가제로 시위 군중의 규모, 이동경로 등을 상세히 신고하고 그대로 실천하기 때문 교통의 영향 등 시민의 고통은 그다지 심하지 않다고 한다. 또한 신고된 범위를 넘어서 투석이나 폭력성을 띠면 경찰은 진압봉에서 총기로 바뀌어 그야말로 무자비한 공권력의 위력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경우도 시위 참가자중에 무기 또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소지했을 때 즉시 해산시킬 수 있으며 해산치 않으면 참가자 모두 처벌대상이 된다.
그러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 허가되지 않은 불법집회의 경우 서울 등 도심지에 장소를 잡고 적게는 몇천에서 많게는 몇십만명이 모여 집회나 시위가 이루어진다. 30여년을 그야말로 집회 및 시위와 더불어 경찰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과언은 아닌 만큼 이제는 집회나 시위에 길들여 왔고 더불어 친숙해졌다.
뭐가 어떻게 잘못되어 시위하는지는 별론으로 치더라도 지난날 시위대에 붙잡혀 몰매도 맞아봤고 멱살도 잡혀봤다. 기동복이 벗겨지는 무장해제도 당해 봤고 불이 붙은 경찰버스에서 피신하지 못하여 화상도 입어 봤다. 또한 수많은 시위군중에 둘러싸여 전경대원의 아까운 생명이 스러지는 현장에서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도 겪어 봤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불법집회의 산물이라고 몰아 부치고 싶지는 않으며 매스컴을 통해 피 흘리는 모습으로 우리 경찰이 동정을 사고 싶음은 더욱 아니다.
또한 정치`사회`문화`종교`노사 등 어느 맥락으로든 이슈가 되어 국민의 정당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꼬집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제는 성숙한 집회시위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단 이기주의에 편승한 무질서한 행태와 법과 원칙이 규정한 불법집회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야말로 공권력이 바로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일제치하에서는 공권력에 대항하는 것이 부정한 권력에 대한 저항이었기 때문 그야말로 정의로운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누구나 책임지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며 이를 수수방관하는 것 또한 인권을 보호받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이 지키지 않는 법과 정의는 존재할 수 없으며 국민이 사랑하지 않는 국가나 공권력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의 정책을 무조건 반대하고 비판하기보다는 일정한 창구를 통하거나 적법한 집회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조건 비판하고 큰소리 치는 것이 당당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되는 잘못된 풍토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아열대로 자꾸 변하고 있다한다. 일기예보에 국지성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고 게릴라성 폭우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단다. 논둑이 터지고 농지가 침수되고 배수로 정비가 안되어 차량이 막히는 등 물난리가 날 것이 확실하다. 하늘에서 땅까지 원거리고 인명과 재산에 위해를 끼칠 긴급을 요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삽을 들고 있는 내가 배수로나 농로의 도랑을 내 피해를 줄여야하나 말아야 하나? 8월 장마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세월이 밉다. 내일은 해가 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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