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호씨의 작품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지점에 위치해 있다. 금과 은, 석채 등 다양한 재료가 엉키듯 표현된 작품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형상이 드러난다. 점과 선으로 표현된 형상위에 새 한마리가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작가가 인간과 자연을 소재로 삼는 것은 그것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하게 되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작가는“웅크린 사람의 형상, 자연의 피조물 하나 하나가 즉흥적인 작품의 소재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 자연의 소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는다. 자신의 시각을 가미해 인간과 자연의 형상을 새롭게 표현하고, 재해석될 여지를 남겨둔다.
정근호씨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연구하고, 시도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다소 이질적일 것 같은 재료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정근호씨는 “재료기법의 연구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모색해 가는 작가에게 주어진 당연한 과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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