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갤러리반지하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오윤석 작가의 작업의 화두는 ‘소통’이다. 그는 이전까지 이 소통의 매개로 주로 은을 사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장지와 판화지에 추사 김정희의 글씨와 그림을 새기고, 도려내 새로운 소통의 방식을 시도한다. 전시 주제는 ‘보(寶)`완(阮)`당(堂)/완당 김정희를 보배롭게 만드는 곳’이다.
여러장의 종이를 겹쳐지도록 설치하고, 그 사이를 지나는 빛의 형상을 포함해 작품을 완성한다. 종이를 투과한 빛에 의해 전시장 벽면에 선명하게 새겨진 추사의 글씨, 그 그림자까지가 하나의 작품이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형성된 이질적인 공간이 빛에 의해 소통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옛 문인화 자체가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 소통의 매개였다”고 말한다. 그는 글씨를 새기고 파내는 작업 과정을 통해 과거와 소통하고, 완성된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전시 공간과 작품, 빛이 어우러져 하나의 소통의 공간을 형성하는 이 전시는 3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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