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猛狗酒酸(맹구주산)’이라 하는데, 주인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충성스런 개였지만, 손님을 내치는 사나움을 멍청한 주인이 몰랐던 것이다. 이 우화는 어릴 적 새참을 위해 막걸리 심부름을 하면서 양조장의 개가 무서워 벌벌 떨던 때를 생각케 한다. 또한, 과연 나는 내가 속한 조직에서 ‘猛狗(맹구)’는 아니었는가 돌아보게 된다.
고객은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이다. 우리 집에 손님이 오시면 손님에게 항상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먼저 집안을 정리하고 옷도 단정하게 입고 식사도 정성들여 미리 준비하게 된다. 집에 오신 손님맞이는 처음 현관에서 마주치는 눈빛과 표정, 그리고 반가워하는 말투에서 느낄 수 있다. 명절에 친척집을 방문하면 현관에 얼른 나와서 맞이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른은 없고 아이들만 나와서 문을 열어주고 주인은 한참 후에 나와 인사하면 내가 못 올 집을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직장에 오신 고객도 손님이다. 밝고 힘찬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면 고객도 절로 힘이 나서 하루를 보내는 새로운 에너지가 된다. 몇 년쯤 전에 사무실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직원이 있었다. 그 직원은 매일 힘없는 목소리로 ,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였는데, 그럴때면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아 그날 하루가 힘들었다. 내가 먼저 힘찬 목소리로 인사도 해보고 개별적으로 교육도 시켰지만 풀이 죽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의 인사는 여전하였다. 그때는 출근시간이 고역이었다. 아침에 그가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하루가 즐겁게 느껴졌었다.
어느 백화점은 고객관리를 잘하고 친절하여 매출액도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칠 전 저녁모임을 위해 주변 식당으로 갔으나 주차공간이 없어 한참 헤매다가 텅 비어있는 주차장을 발견하고 주차하려하였으나 영업 시간이 마감되어서 주차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텅 비어있는 주차장과, 주차공간이 없어 쩔쩔매는 주변 식당의 상황을 보면서 물론 다음날 아침 주차 관리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며 주차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나의 잠재고객이고 현재 고객이라고 볼 때 영업시간 종료 후에 지역사회에 주차장을 개방하는 것도 최상의 친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면에 얼마 전 업무 차 공주시의 재래시장을 갔다가 주차공간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는데 시장주변의 어느 은행이 장날에 지하주차장을 개방한다는 안내문을 걸어 놓아 이를 보고 주차를 하여, 그 친절 덕분으로 업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고객마인드가 부족한 직원을 고객과의 접점에 두는 것은 맹구(猛狗)를 배치 한 것과 같다.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미소로 인사하는 반가운 표정,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 단정한 옷 매무새, 겸손한 매너와 진솔된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여야 한다. 고객은 그런 나의 행동을 내가 속한 기업의 이미지로 기억하며 그 느낌을 오래 오래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