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맹구주산’에서 얻는 교훈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경제칼럼]‘맹구주산’에서 얻는 교훈

  • 승인 2007-08-19 00:00
  • 신문게재 2007-08-20 21면
  • 이만희 국민은행 충청서지역본부 지점장이만희 국민은행 충청서지역본부 지점장
옛날 어느 주막에 주인의 말을 잘 듣는 사나운 개가 있었다.그 개는 낯선 사람들에게는 무척 사나웠지만 주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아주 귀여워 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손님은 커녕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다. 주막의 개가 무서워, 손님이 올수가 없으니 술은 팔리지 않고 술은 곧 쉬어 버렸다.

이것을 ‘猛狗酒酸(맹구주산)’이라 하는데, 주인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충성스런 개였지만, 손님을 내치는 사나움을 멍청한 주인이 몰랐던 것이다. 이 우화는 어릴 적 새참을 위해 막걸리 심부름을 하면서 양조장의 개가 무서워 벌벌 떨던 때를 생각케 한다. 또한, 과연 나는 내가 속한 조직에서 ‘猛狗(맹구)’는 아니었는가 돌아보게 된다.

고객은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이다. 우리 집에 손님이 오시면 손님에게 항상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먼저 집안을 정리하고 옷도 단정하게 입고 식사도 정성들여 미리 준비하게 된다. 집에 오신 손님맞이는 처음 현관에서 마주치는 눈빛과 표정, 그리고 반가워하는 말투에서 느낄 수 있다. 명절에 친척집을 방문하면 현관에 얼른 나와서 맞이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른은 없고 아이들만 나와서 문을 열어주고 주인은 한참 후에 나와 인사하면 내가 못 올 집을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직장에 오신 고객도 손님이다. 밝고 힘찬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면 고객도 절로 힘이 나서 하루를 보내는 새로운 에너지가 된다. 몇 년쯤 전에 사무실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직원이 있었다. 그 직원은 매일 힘없는 목소리로 ,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였는데, 그럴때면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아 그날 하루가 힘들었다. 내가 먼저 힘찬 목소리로 인사도 해보고 개별적으로 교육도 시켰지만 풀이 죽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의 인사는 여전하였다. 그때는 출근시간이 고역이었다. 아침에 그가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하루가 즐겁게 느껴졌었다.

어느 백화점은 고객관리를 잘하고 친절하여 매출액도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칠 전 저녁모임을 위해 주변 식당으로 갔으나 주차공간이 없어 한참 헤매다가 텅 비어있는 주차장을 발견하고 주차하려하였으나 영업 시간이 마감되어서 주차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텅 비어있는 주차장과, 주차공간이 없어 쩔쩔매는 주변 식당의 상황을 보면서 물론 다음날 아침 주차 관리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며 주차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나의 잠재고객이고 현재 고객이라고 볼 때 영업시간 종료 후에 지역사회에 주차장을 개방하는 것도 최상의 친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면에 얼마 전 업무 차 공주시의 재래시장을 갔다가 주차공간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는데 시장주변의 어느 은행이 장날에 지하주차장을 개방한다는 안내문을 걸어 놓아 이를 보고 주차를 하여, 그 친절 덕분으로 업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고객마인드가 부족한 직원을 고객과의 접점에 두는 것은 맹구(猛狗)를 배치 한 것과 같다.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미소로 인사하는 반가운 표정,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 단정한 옷 매무새, 겸손한 매너와 진솔된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여야 한다. 고객은 그런 나의 행동을 내가 속한 기업의 이미지로 기억하며 그 느낌을 오래 오래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2.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3.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4.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5.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1.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2.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3.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4.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5. 충남중기청, 중소기업 수출 Scale Up 지원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