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이건 발칙한 건지 쿨~한 건지… 감독:정윤수 출연:엄정화, 박용우, 이동건, 한채영

  • 승인 2007-08-17 00:00
  • 신문게재 2007-08-18 9면
  • 안순택 편집위원안순택 편집위원
두 부부의 엇갈린 사랑 방정식
화려하고 낭만적인 일탈의 즐거움
톡톡 튀는 대사… 트렌디한 화면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못잖다


발칙하다고 해야 하나 쿨 하다고 해야 할까. 두 부부의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네 남녀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덕목으로 여기고 배워온 기자 같은 사람에게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는 ‘같기도` 같은 영화다. 결혼하면 사랑도 못하냐 하고 힐난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결혼의 의무가 연애의 욕망보다는 세지 하고 감싸는 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여기 두 부부가 있다. 먼저 유나(엄정화)와 민재(박용우)부부. 연애 4년에 결혼 3년차. 서로 미칠 만큼 갖고 싶어서 결혼했지만 지금은 “날 보면 심장이 뛰어?”라고 물으면 “아직도 그러면 심장병이지”라고 대답하는 평범한 부부다.

다른 커플은 영준(이동건)과 소여(한채영)부부. 영준은 차갑다 못해 재수 없다는 소리를 듣는 일중독자이고 소여는 새장 속의 새처럼 주어진 삶을 묵묵히 수용하며 살아 온 조명 디자이너. ‘한 번도 뜨거운 적이 없었던` 냉랭한 부부다.


이 두 부부가 친구의 바에서 만나면서 서로 엇갈리는 연애가 시작된다. 유나와 영준 커플은 로맨틱 코미디에, 소여와 민재 커플은 격정 멜로에 빠지는 것.

불륜 혹은 스와핑 같은 도발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듯한 제목과 줄거리와는 달리 영화는 ‘연애 로망 판타지`로 포장해 슬쩍 비켜 간다. 욕망을 격정적으로 드러내는 몇 장면을 제외하면 네 사람의 연애는 순수한 사람의 감정으로 그려지는 것. 덕분에 도덕적 딜레마를 가볍게 갈무리한다. 많은 남성 관객의 관심을 모으는 한채영과 박용우의 베드신도 기대보단 약하다.

톡톡 튀는 대사가 빛난다. 소여가 영준에게 묻는다. “머리 푼 게 나아요, 묶는 게 나아요?” 무심한 남편은 대답이 없다. 하지만 소여가 물었던 이유는 민재에게 “머리를 푸니까 예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사랑…`의 대사들은 내 안의 새로운 기척에 내 안의 오래된 것들을 돌아보는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그것도 유쾌한 분위기를 배경에 깔고서다.

때깔도 곱다. 전문직에서 일하는 도시 남녀의 여유롭고 풍성한 삶의 질을 보여주듯 선남선녀 배우들은 명품으로 치장했다. 놀아도 서울과 홍콩에서 가장 좋은 곳만 골라 다니며 논다. 트렌디한 바와 호텔, 멋진 숍들, 40억 원이 넘는다는 영준 커플의 집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그야말로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볼 만한 연애 판타지를 화려하고 낭만적으로 펼쳐놓는다.

이른바 2030세대의 ‘트렌드 아이템`을 집약한 ‘지금 사랑…`은 재치 있고 재미있다. 스타파워를 앞세워 뻔한 공식으로 사랑을 재잘대는 어쭙잖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보단 훨 낫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