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0㎞ 사막 에피소드 등 담아
이 책의 저자인 오창학씨는 대전 중앙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다. 어느 순간 떠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아내와 상의 끝에 사막의 실크로드를 자기 자동차로 달리기로 마음 먹고, 1년 전부터 자동차를 구입해 전국을 누비며 오프로드를 수련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천을 떠나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을 통과해 중국의 서쪽 끝 카시가르를 돌아 다시 인천까지 14,000㎞를 달려왔다. 그렇게 자기 차를 직접 몰고 실크로드를 달린 최초의 한국인이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중 하나가 바람에 의해 수시로 모래언덕이 이동하는 사막에선 지도를 믿지 말고 나침반에 의지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성 항법장비나 네비게이션이 필수라고 한다.
그리고 저자의 아내가 같이 동행했기 때문에 화장실 설치는 꼭 해야 했다. 1단계는, 삽으로 땅을 판다. 구덩이는 1회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덮일 것이며 내일 이 자리를 걷을 땐 평지가 되어 있을 것이다. 2단계, 간이 화장실을 던진다. 그러면 알아서 펴진다. 3단계, 팩을 박아 고정한다. 4단계, 화장실 앞에 삽을 꽂아 표지를 세운다. 용무를 볼 때 삽을 들고 가야하기 때문에 화장실 앞에 삽이 없으면 화장실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가 되기도 한다.
처음 시안부터 2대의 차량이 출발했는데 1호차는 고속도로에서 펑크가 났고, 2호차는 엔진과열로 고생을 했다. 둔황을 떠나 옥문관을 지나칠 무렵 2호차가 냉각수를 토해내며 엔진과열이 생겼다. 대지 온도 62도, 시동 꺼진 차내 온도 42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엔진 열기를 식힐 수 없었다. 결국 다시 둔황으로 1호차를 돌려 정비공장의 견인차를 불러야 했고, 거기서부터 1호차만 가지고 타클라마칸을 향해 다시 움직였다고 회고하고 있다.
총 38박 39일 차량 2대 6명 기준으로 3,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중 특별 허가를 위한 비용, 여행 준비비, 차량 개조에 사용한 돈이 1500만원 정도 들었고, 나머지 현지에서 사용한 돈이 1500만원 정도 지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전역에 걸쳐 주유 시설이 잘 되어있어 연료공급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긴 사막을 건너다보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예비 연료통 2개 정도 준비해야한다.
치안 문제는 우리나라의 시골 여행하는 정도로 보면 괜찮다. 문제는 자동차를 타고 오지를 여행 할 경우, 돈 있는 외국인으로 간주 되기에 표적이 되기 쉽다. 그러니 야영을 하더라도 장소를 사방에 거주민이 없는 곳으로 잡는다던가 도심에서의 야영은 절대로 피하는 등 나름대로의 안전수칙을 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여행을 마치며 이런 말을 한다.
`여행을 준비했던 지난 1년 반, 정말로 설레고 조바심이 났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길을 나섰던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면, 정말로 고되고 험했지만 가고 싶은 길을 간다는 환희로 가득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면 준비와 실행을 모두 합친 시간보다도 몇 갑절 긴 세월을 이 여행의 기억을 곱씹으며 행복해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해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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