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요즈음은 무더위로 공부하기에 아주 어려울 것입니다. 낮이나 저녁이나 휴식 없는 반복된 생활과 쌓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슬럼프가 오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공부법으로 슬기롭게 더위를 이기고 100일 남은 날들을 알차게 보내기 바랍니다.
수능 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고 마음도 심란하고 조급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만 100일이 남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58만8000여명의 수험생들도 똑같은 마음 상태일 것이라 안위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는 다만 현재의 지루하고 어려운 상태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넘기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시간에는 일 분이 육십이나 있다. 하루에는 일 분이 천개도 넘게 있다. 잊지 말아라. 사람은 하루에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음을….” 정말 그렇습니다.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 길게도 짧게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남은 100일을 평소 노력하는 정성의 두 배로 노력한다면 100일 공부는 200일의 효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열흘처럼 답답할 수 있고, 하루라도 몇 시간 보내듯이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면학의 시간을 고통으로 여기지 말고 즐거운 탐구의 시간으로 여기십시오. 고통 없이 성숙해질 수 없다고 하지만, 고통의 순간을 기쁨의 순간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선택한 지혜입니다.
우리의 단군 신화는 곰의 인내를 잘 그려줍니다. 곰은 100일 간 마늘만 먹고 고통을 이기어 인간이 되었습니다. 짐승의 세계에서 만물의 영장이 되었습니다. 고통이 클수록 그만큼 돌아오는 성취와 즐거움도 커집니다. 100일을 참아 사람이 된 곰처럼, 100일 남은 큰 시험에 대비하여 스스로를 과감히 담금질하여 큰 성취를 이루십시오.
소설 레미제라블에는 이러한 기록이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싸움은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어느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에게 달리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선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를 가장 괴롭게 한 것은 우승을 다투던 경쟁자가 아니라, 신발 속에 들어있던 모래알이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주어진 상황과 환경을 탓하지 말고, 미래를 설계하며 고통을 이겨내십시오. 여러분을 괴롭히는 불안감을 과감히 떨쳐버리십시오. 정밀한 계획을 세워 하루하루 목표를 달성하십시오. 12년 동안 책과 싸워온 역전의 용사처럼 호랑이도 작은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하여 정성을 모아 전력투구(全力投球)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수능시험은 그날의 컨디션과 집중력, 자신감이 요청됩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습관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나가야 합니다. 100일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하십시오. 불평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도전하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하늘의 섭리에 맡겼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의 섭리에 맡긴다는 것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는 것이 아니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먼저인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그 동안 여러분을 가르치시느라 수고하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시는 학부모님께 감사의 표시를 하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남은 100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새로워질 것입니다. 1만7000여 수험생 여러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길 간절히 기원하며, 수능시험 100일을 앞두고 간곡한 당부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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