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함부로 쏘아놓은 화살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대화는 고사하고 한 자리에 모여 식사할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서로를 응시하며 각각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는 캠프에서의 그 순간,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았다는 깨달음이 눈물샘을 자극했을 것이다.
사교육 시장에 자녀를 맡기고, 그것도 부족해 해외로 아이들을 내몰고 있으면서도 어머니들은 늘 무엇인가 부족한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긴장감과 조급함이 가족 간에 얼굴을 마주할 시간조차 빼앗아가고 있지만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사회적 현상으로 치부하며 ‘경쟁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위안을 삼고 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무비판적 보상행위로 최상의 것으로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면서 ‘가족사랑`을 전하려 하지만, 생각만큼 끈끈해지거나 가슴 뭉클해 지지 않는다. 공허한 그림자만 만들어 갈 뿐이다.
우리 자신의 본성을 잃고 환영과 같은 허깨비만을 쫓아 ‘흉내 내기`에 급급하면서 시시콜콜 영양가 없이 따지고 잘난 체하는 이 시대에 행복의 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함께 있음으로 해서 기쁘고, 가슴으로 느껴지는 온화함이 있을 때 편안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도록 잔잔한 가족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거나, 완전성(Perfection)을 추구하는 ‘명품자녀`를 만들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자신이 속해 있는 가정과 사회에 감사하며,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는 온전성(Intergrity)을 가꾸어가도록 가르치는 것이 더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닐까?
실제로 일정한 시간을 정해 가족 간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임을 갖는 가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서로에게 있었던 얘기와 일, 그리고 생각을 털어놓고 이를 주제로 토의하며 로드맵을 정하면서 돈독한 가족의 정을 쌓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소망스런 일이다. 이 같은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가정이 많아질수록 가족 해체라는 아픔은 가족 통합이라는 새로운 가족문화로 거듭 태어날 것이다.
휴가철이다. 해외로, 명승지로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번 여행은 불의 따뜻함과 물의 시원함이 함께하는 소박한 장소를 택해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기회를 가져보자.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영원한 쉼터는 가정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족들이 하는 그런 기회였으면 좋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