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용두사미 되지 말아야…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기자수첩]용두사미 되지 말아야…

  • 승인 2007-08-01 00:00
  • 신문게재 2007-08-02 7면
  • 김민영 금융유통팀김민영 금융유통팀
▲ 김민영 금융유통팀
▲ 김민영 금융유통팀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이 있다. 처음은 큰소리 치다가 끝에는 꼬리를 내린다는 뜻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가 지역 대형유통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공정 행위 직권조사 형국에서 그런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공정위는 최고 3000만원까지 포상금을 걸면서 납품 업체에게 부당행위 신고를 당부했지만‘신고했다가 다시는 유통업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꼴’을 당할 수 있는 업계 분위기상 지금까지 신고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절차도 신고자가 직접 증거를 갖춰 부당행위를 증명해야 하는만큼 까다로운 절차에 어느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가 대대적인 직권 조사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고, 지역 해당업체를 모두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지방 사무소 설치 이래 처음이라며 대단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매출이 높은 대표적인 업체 8개로 대상을 축소했고 3주일에 걸친 조사기간동안 10여건의 불공정 행위를 포착, 사실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현장조사는 마무리 됐지만 공정위의 태도가 주춤하다.

‘대전에 있는 대형마트들은 손발의 기능만 할 뿐이다. 서울 본사에서 이미 조사를 했는데 지방에서 비슷한 혐의를 조사 한다는 것이 난감하다’‘업체와 소송에서 질 수 있다. 지면 손해가 큰 만큼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등 꼬리를 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당초 대대적인 조사를 벌여 불공정 행위를 바로 잡겠다는 그럴듯한 취지와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다.

‘어떤 불공정 행위가 적발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소한 것 들’이라고 답변했지만, 당하는 업체 입장에서는‘사소한’ 행위가 엄청난 손해를 입힌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사에 앞서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기업의 횡포와 관행에 눌려 말없이 당하고만 있는 납품업체를 생각해 자칫 조사가 용두사미가 되질 않길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