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아웃소싱 등 구조개혁 성과 9개계열사 흑자
작년 적자 5260억까지 줄여… 전년비 4배규모 성과
코레일 직원들은 지난달 31일 지난해에 비해 두둑한 성과급을 받고 희색이 만연했다. 2006년도 정부투자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2005년도보다 실적이 개선돼 294%의 성과급을 내부 평가에 따라 많게는 324%, 적게는 264%의 성과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과급은 지난해 받은 200%에 비해 10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코레일이 오는 2011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춰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현재 코레일의 총 부채 규모는 5조6157억원이다. 이는 공사 출범 당시 고속철도의 높은 수익성을 예상하고 고속철도 건설비의 65%를 철도공사가 전액 상환하도록 한데 따른 재무구조에서 비롯됐다.
건설비는 당초 5.8조원으로 예상했지만 18.4조원 이상으로 늘고, 하루 14만5000명으로 예상한 이용수요도 실제는 하루 7만2000명에 불과해 수입예측(2조원)과 실제 수입(9000억원)사이에 연간 1조원 이상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 한국철도공사 창립기념식 |
코레일은 고속철도 건설부채 4조5000억원은 물론 연간 5500억원에 달하는 시설부채 상환 등을 위한 시설사용료도 떠안고 지난 2005년 1월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출범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00년 역사의 관료조직을 영업과 성과 중심의 기업형 조직으로 바꾸었다.
또 본사를 중심으로 대팀제를 시행해 의사결정단계를 축소하고, 현업을 17개 지사로 개편해 현장중심 경영을 정착시켜 나갔다. 특히 기업형 책임경영체제로의 조직개편을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는 등의 자구책을 강도높게 폈다.
전사적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시행해 720억원을 절감하고, 고질적인 적자사업이었던 소화물 운송사업(647억)과 주물공장을 폐지(117억)하는 한편 열차운행체계 효율화(360억), 적자역 정비(209억), 부대사업 활성화(300억) 등 경영개선을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계열사 구조개혁도 강도 높게 추진해 유사 업무 성격을 가진 회사는 통폐합, 아웃소싱 효과가 기대되는 회사는 공사 지분 매각, 미래 수익전망이 불투명한 회사는 청산하는 등 공사 출범 당시 15개였던 계열사를 지난해 말까지 9개로 통폐합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의 당기 순이익은 2005년보다 472%가 증가한 118억원을 기록하며 9개사 모두 흑자를 실현했다.
이같은 노력을 편 결과 지난해 경영실적은 당초 9359억원 적자를 예상했으나 무려 4099억원을 줄인 5260억원 적자라는 성과를 거뒀다. 2005년의 경우 7235억원 적자 예상에서 6062억원 적자로 1173억원의 성과를 거둔 것에 비교하면 4배 가까운 규모의 성과라를 거둔 것이다.
이같은 성과로 지난 6월 기획예산처의 정부투자기관 2006년도 경영실적 평가에서 사장 평가는 2005년 골찌(14위)에서 7위, 기관 평가는 2005년 꼴찌(14위)에서 12위로 상승했다.
이철 사장은 "코레일 직원들이 `만년 적자`, `만년 꼴찌`라는 오명을 벗고 `우리도 이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공사로 전환한 지 겨우 2년 만에 100년의 관치를 깨고 경영의 큰 틀을 잡은데 따른 소중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철도공사법이 개정돼 해외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점도 철도경영 정상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X를 운영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동남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의 철도건설, 설계검토 및 운영, 유지보수 등에 활용하고, 여기에 코레일의 강점인 철도운영정보시스템을 연관시킬 경우 독자적인 해외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레일은 올해 -5460억, 2008년 -3290억, 2009년 -1924억, 2010년 -299억원 등의 적자를 거쳐 2011년이면 2406억원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8년부터 시설사용료를 면제하도록 법제화할 경우를 기본적으로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3만1000여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의 코레일이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당초 목표대로 2011년 기나긴 적자 터널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선 무엇보다 평행을 긋는 노사관계가 아닌 한 방향으로 시선을 모아 목표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