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시궁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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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시궁쥐도?

■라따뚜이(감독:브래드 버드, 목소리 출연: 패튼 오스월드.루 로마노)

  • 승인 2007-07-27 00:00
  • 신문게재 2007-07-28 9면
  • 안순택 편집위원안순택 편집위원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요리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요리사를 꿈꾸는 쥐라면. 존재 자체만으로 손님은 기겁하고 비위생적이라고 식당 문 닫기 십상인 쥐, 그것도 시궁쥐가 요리를 한다고? 이 애니메이션의 기막힌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손바닥만한 시궁쥐가 어떻게 주방에서 요리를 할까. 시궁쥐는 국자 등 각종 조리기구를 타고 넘으며 서커스를 하듯 부글부글 끓는 솥에 양념을 뿌리고 재료를 넣는다. 그 모습이 어찌나 리드미컬한지 흥겹게 박자를 맞추다 보면 ‘라따뚜이`의 대담무쌍한 세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음식을 먹는 앞발을 더럽힐 수 없다며 앞발을 들고 다니는 쥐 레미. 다른 쥐보다 예민한 미각을 가진 레미의 꿈은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것.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 구스토의 레스토랑에 숨어 든 레미는 구스토의 아들 링귀니가 망쳐 놓은 수프를 제대로 만들어 놓으려다가 그에게 들키고 만다. 이때부터 둘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번갯불에 버섯과 치즈를 구워 먹는 요리천재 레미와 재능이라곤 파스타 위에 뿌려지는 바질 한 줌만큼도 없는 링귀니. 요리사란 꿈을 향한 둘의 파트너 십 조리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꾸준히 되새기면서, 남들의 몰이해와 편견을 엎어 치는 ‘한 판 뒤집기`다.

‘라따뚜이`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생생한 묘사. 얼굴만 봐도 성격이 보이는 정확한 캐릭터 표현, 실사 영화 뺨칠 정도로 정밀하게 담아낸 낭만적인 파리의 풍경과 분주한 주방의 들썩임, 여기에 김이 모락모락 코끝에 향긋한 냄새가 느껴질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먹음직스럽게 그려낸 갖가지 요리들이 영화의 풍미를 한껏 돋운다. 갓 구워낸 식빵의 바삭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라.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제목 ‘라따뚜이`는 쥐와 휘젓다라는 말을 합성어이며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먹을 수 있는 잡탕 요리의 이름. 클라이막스에서 내놓은 요리가 하찮은 라따뚜이란 설정에도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의 이름값에 준하는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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