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교단에서 떠나본 적 없는 저자가 그동안 평범하게 살아오면서 느끼고 체험한 감정의 조각들을 글로 모았다. 보문고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교단을 떠난 저자는 수필가이기 전에 교직자이며, 대전시 사진부문 초대작가를 역임한 사진작가이다.
공주 사범대 물리과를 졸업, 교단에서는 ‘떵 선생’으로 제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저자는 퇴임하던 해인 2000년에 계간 ‘오늘의 문학’ 수필부문 신인상에 당선된 바 있다. 나라안에서 지팡이를 짚는 것을 허락받은 나이(70)에 출간한 수필집에 대해 ‘잡문 나열’이라고 했지만 30년 교단에서 보고 느낀 일, 산에서 얻은 사념 등을 간결한 필체로 꾸밈없이 써 내려가고 있다.
저자는 “내가 뿌린 교육의 씨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싹트고 성장하고 있는지 몹시 궁금해진다”며 “기쁨보다 부끄러움의 결과가 훨씬 많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때로는 정겹게 또는 언짢게 여기면서 생활의 터전으로 알아왔던 교단, 그곳이 갑자기 성전처럼 그리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텃밭처럼 생각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그 자리에 다시 선다면 성자와 같은 마음으로 임할 것이며, 좋은 씨를 뿌리도록 노력하는 농부의 마음이 될 것 같다”면서도 이제는 돌이킬 능력을 상실한 독백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소회하고 있다.
1부는 교육의 현장에서 직 간접으로 경험한 일, 2부는 삶을 자극해준 감정의 실재들, 3부는 사진이라는 취미생활로 얻은 감회, 4부는 들추고 꼬집어보고 싶은 사회상, 그리고 5부는 산에서 체득한 사념들을 추려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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