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하철 역세권 인근 상인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볼멘 소리다.
서울이나 부산지하철과 달리 역 자체가 상권 형성 지역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생뚱 맞은 역`이 상당수가 있다.
▲`생뚱 역` 수두룩=부동산 업계에서도 대전의 지하철 역세권은 유동인구가 머무는 곳이 아니라 다시 찾아가야하는 곳에 설치돼 있어 상권 형성이 매우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하철 이용객 역시 불편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갑천역의 경우 유동인구를 구경하기 조차 힘들다. 말 그대로 갑천변에 있다 보니 많은 시민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인근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에 가깝게 설치될 경우, 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물론 이용객들의 편리도 도모할 수 있지만 전혀 고려치 않았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현충원 역의 경우도 지하철에서 내려 도보로 10여분 이상 소요되는 곳에 설치돼 있다.
대전 지리를 모르는 외지인이 현충원을 가기 위해서는 역에서 내려 다시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하루 수천명이 오가는 한밭대로 가기 위해선 별도의 교통 수단이 필요할 정도로 외딴 지역에 역사가 마련돼 있다.
구암역은 하루 이용객을 손에 꼽을 정도로 외딴 곳에 설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 조차 의구심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청사역 인근에 성형외과를 개원한 한 개업의는 역세권 형성 가능성을 보고 개원을 했지만 유동인구가 적어 환자 유치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청사 역이라기 보다는 `둔산경찰서 역`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공간적 괴리감이 크다.
▲역세권 형성은 될까=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이나 부산지하철은 역 자체가 상권이 형성될 수 있는 곳에 만들어져 있지만 대전은 계획단계부터 엉뚱하게 진행된 것 같다"며 "대전시는 특정 시설물 등에 위치할 경우 `특혜`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변명`을 하고 있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하철 역세권의 상권이 형성되려면 상권 형성이 가능한 지역에 역을 설치하는 등 의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전지하철은 이같은 부동산 원칙을 고려하지 않고 유동인구의 이동이 뜸한 외진 곳에 설치돼 있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K씨는 "대전지하철 역세권은 향후 10∼15년 이상 지나야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계획 초기부터 상권, 유동인구 분포, 도시계획안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한 건설계획이 실시되지 못한 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충남대병원의 한 교수는 "1일 외래환자가 3000명을 넘나드는 병원 인근에 지하철 역사가 설치되 있지 않아 환자들이 병원 측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며 "병원 셔틀 버스를 운영하려 해도 의료법상 저촉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대전시를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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