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형유통점 70% ‘불안정 고용’
A대형마트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이모 군(29).이군은 대학을 졸업하고 3년째 일하고 있지만 월급이 100만원에 못 미친다. 노사협의회 형태의 조직이 있지만 정직원만 해당되기 때문에 열악한 근무조건과 박봉의 서러움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도 없는 상태다.
그는“노동조합이라도 있으면 동조하겠지만, 어디에 호소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 파트타이머들은 참고 일하다가 아예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많아 파트타이머들의 회전율은 상당히 높다.
B 백화점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백화점에서 근무하지만 다른회사 소속이다. 용역업체 직원이기 때문.
백화점 직원들과 같은 직장에서 같은 시간 동안 일하지만 복리후생을 비롯한 급여차이는 천양지차다. 적은 월급인데다 용역업체에서 수수료 20%를 제외하기 때문에 월급 수준은 비정규직보다 더욱 낮은 편이다.
대전지역 대형유통점 직원들의 70%가 이 같은 차별과 비애를 느끼고 있다.
지역 대형유통점들의 불안정 고용 실태가 드러나면서 대형유통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여년전부터 대기업들 사이에서 아웃소싱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고착화된 채용형태가 현재의 비정상적인 구조를 만들고 있다.
대형유통점들이 업체를 운영하면서 인력관리, 자금관리, 회계 등 중요부서만 정규직이 업무를 맡고 있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비정규직과 용역업체에게 맡기고 있다.
대전지역 백화점들은 외주용역 업체 채용인원이 백화점 근무 인원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로 용역업체 채용이 일반화돼 있다. 청소, 주차, 보안은 물론 일부업체는 방재, 전기 등 중요부문까지 외주 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는 것.
대형유통점들은 전문분야의 효율성과 인력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아웃소싱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대기업의 불안정 고용에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충남 관계자는 “외주업체 고용형태는 노동자들에게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이라며 “대형유통점들은 직원에 대한 4대 고용보험과 인력관리에 따른 부가비용을 들이지 않으려고 직접고용을 피하고 있으나 이 같은 채용방식이 확산되면 노동자들의 차별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방 노동청 관계자도 “대형 유통점의 비정규직, 용역들의 부당성이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이들이 문제제기를 할 경우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채용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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