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원양성제도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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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원양성제도의 개혁

  • 승인 2007-07-16 00:00
  • 신문게재 2007-07-17 20면
  • 손성래 충남도교육위원회 전 의장손성래 충남도교육위원회 전 의장
▲ 손성래 충남도교육위원회 전 의장
▲ 손성래 충남도교육위원회 전 의장
2009학년도부터 초·중등 교원 임용시험 방식이 2단계에서 3단계로 바뀌고 논술, 면접시험 비중이 대폭 강화되는 등 교원 선발 체계가 한층 까다로워지는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선정 경쟁시험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아쉬움과 동시에 그보다는 교원 양성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본다.

공교육의 신뢰와 학교교육의 성공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는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요란하고 시끄럽기는 했지만 용두사미로 끝난 감이 없지 않은 우리의 교육개혁 정책도 그 중심에 교원양성제도의 개혁이 포함되었어야 옳다. 교육개혁의 핵심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교원양성제도의 개선에 관하여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당장의 유용성에 관련된 지엽적인 문제들만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임으로써 정책의 본질을 놓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교원양성기관인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은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 또는 1,000달러 미만이었던 시대에 매우 효율적인 기능을 발휘하였다. 영민한 두뇌와 착한 성품을 소유한 가난한 가정의 학생들이 적은 돈으로 대학공부를 하면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이었던 것이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육박하는 현재의 상황을 보면 우리의 교원양성제도가 훌륭하게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수업료 등 학비가 면제되는 형편이 아니니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직의 꿈을 심어준다는 명분도 찾기 어렵고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더구나 사립사범대학의 난립으로 임용 숫자와는 무관하게 자격증이 발급됨으로써 경쟁만 치열해지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교원양성제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우선 교사가 되고자 하는 결심을 고교시절이 아니라 대학의 학부과정을 이수하면서 하게 해야 한다. 청소년의 감상적인 동경심이 아니라 기초학문의 섭렵과 삶의 세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통해 얻은 성숙한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에 교직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격증이 교사의 자격을 보증하는 역할도 하지만 유능한 자원의 유입을 막는 폐쇄적인 기능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다양한 학문전공자들에게 폭넓게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자격증 발급의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학교의 교육내용이 엄청나게 다양화하고 있는데도 기존의 자격증제도의 한계 때문에 유능한 인력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단기간의 부전공연수로 수급을 조절하다 보니 담당교사의 질적 저하는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는 교원임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필요한 숫자만큼만 양성함으로써 교원양성의 정예화는 물론 불필요한 낭비를 막아야 한다. 경쟁을 시키기만 하면 질적인 향상이 보장될 것이라는 평면적인 사고방식을 정책입안자들이 버려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범대, 교대 또는 교직과정 설치 대학을 점차 일반대학으로 전환하고 학부과정 졸업자 중 교직에 뜻을 가진 사람들이 입학하는 1~2년 과정의 교육대학(또는 대학원)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 교육대학에서는 담당예정인 교과의 연구와 함께 주로 교육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교원양성 기능을 맡게 된다. 현재처럼 교직과목 이수를 요식적인 절차로 간주하고 소홀하게 다루는 풍토를 막을 수 있고 1~2년 후의 임용규모를 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자격증의 남발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범대에서 양성하기 어려운 교과교사도 어렵지 않게 길러낼 수 있는 것이다.

교사들의 승진점수 확보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대학원의 부실한 교육으로는 교원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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