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정 하나은행 둔산PB센터 팀장 |
밥값 일품요리를 대충 5천원으로 보고 배우자와 2명이 하루 3끼 식사를 365일을 20년간 한다면 단순 계산만 하더라도 밥값만 2억1900만원이 든다. 다른 생활비를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밥값만 2억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은퇴 후 준비`가 가장 부족한 그룹에 속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찾아오고 있지만 그 문제를 대비하는 사람은 두 명 중 한 명이 채 안 되고 있다는 조사 자료도 있다. 아마도 은퇴 후 자녀가 부양해 줄 것으로 생각하거나 국가가 책임져 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 정말 큰 착각이며 위험한 계산이 아닐까 싶다. 행복한 노후는 본인 스스로가 준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 마련이나 자녀 교육 등은 당장 현안의 문제이고 노후대책은 먼 뒤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나중에 준비하자고 뒤로 미루는 우를 범하고 있다. 한 보험회사 조사 결과 노부부가 도시에서 평균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만 1년에 27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월 200만원은 있어야 보통의 삶이 영위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런데 여행도 가고 건강검진도 1년에 한 번 받으려 한다면 연간 35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 하루라도 빨리, 일찍 시작하는 것이 노후설계의 지름길이라 하겠다.
과거 은퇴설계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여유있는 사람들이나 관심을 갖는 항목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돈이 많은 사람보다 수입이 적어 적자재정을 보고 있는 가정일수록 재무설계가 더욱 필요하듯이 은퇴설계도 자녀교육비 등 고정 지출이 많아 빠듯한 생활비로 살아가는 서민들과 중산층에게 더욱 절실하다. 은퇴설계의 첫 출발은 연금이다.
선진국들의 연금 구조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이어지는 3층 구조인데 한국도 2006년 12월부터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선진국형인 3층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흔히 기초적인 생활보장은 국민연금으로, 기본적인 생활보장은 퇴직연금으로, 마지막으로 여유있는 생활보장은 개인연금으로 즐겨야 한다. 행복한 은퇴전략을 위해선 이 3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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