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흙과 햇빛이 낳은 걸작품

[와인이야기]흙과 햇빛이 낳은 걸작품

자갈은 성숙을 돕고… 진흙은 수분을 막고 19.떼르와르가 와인의 맛을 결정한다(2)

  • 승인 2007-07-13 00:00
  • 신문게재 2007-07-14 13면
  • 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
수확기 날씨좋아야… 비오면 포도알 묽어져
동남쪽의 경사면밭 일조량 많아 최고의 맛


토양의 구조: 토양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배치상태를 말해주는 토양의 구조도 포도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자갈이 있는지, 통풍이 잘 되는지, 토질이 촘촘한지 또는 밀도가 높은지에 따라 포도나무의 뿌리 구조가 영향 받는다.

예컨대 자갈이 많은 토양은 틈이 많아 포도나무 뿌리가 수 미터까지 깊게 뻗어나갈 수 있다는 점과 이 자갈들이 낮 동안 태양의 열을 받아 간직했다가 밤에 이를 다시 발산함으로써 포도의 성숙을 돕고, 포도나무의 생장에 적합한 지열조정 역할을 한다.

포도나무 뿌리는 워낙 생명력이 강해 지하 10m까지도 뻗어 내려가 물을 빨아올린다. 토양의 진흙은 포도나무 뿌리 쪽에서 수분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한편 흙 속에 저장된 수분을 필요에 따라 뿌리에 공급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토양은 편암, 석회질, 자갈, 모래의 충적층일 뿐만 아니라 화강암, 이회암, 진흙 등으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개성 있는 와인이 생산되는 것이다. 예컨대, 프랑스의 메독 지방은 토양에 자갈과 모래가 많기 때문에 좋은 와인이 나오는 것이다.

포도밭의 고도도 떼르와르의 중요한 요소이다. 고도가 100m 높아지면 기온은 0.5°C~1°C가 내려간다. 밭이 저지대에 있는지 고지대에 있는지에 따라 포도의 생육 조건은 달라진다.

포도밭의 경사도: 포도가 자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태양의 역할이다. 위도가 높은 독일에서는 햇빛을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 급경사 지역에 밭을 일구는 일이 많다. 경사면에 밭을 만든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 배수도 잘 되어 포도 재배에 적합하지만 고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기온이 너무 내려가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기후: 햇빛, 강우량, 바람, 습기 등은 포도를 자라고 익게 하는 데 중요한 요소들이다. 좋은 포도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일조량이 충분해야 한다. 기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는 한 일조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북반구에서는 당연히 동쪽에서 남쪽 방향을 향한 경사면, 즉 동남향으로 향한 경사면에 포도밭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포도 생육 기간에는 섭씨 20°C∼25°C의 낮 온도가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수확하기 1개월가량은 맑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어야 한다. 수확기에 비가 오면 포도 알이 묽어져 좋은 와인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프랑스에서는 포도를 수확한 해의 빈티지를 따지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프랑스의 보르도와 부르고뉴,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와 피에몬테 지방,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나파밸리와 소노마 지역 등 와인 명산지들은 와인에 관한 자연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곳들이다.

강의 유무도 중요하다. 강은 금방 차가워지지도 않고 또 금방 더워지지도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가까운 곳에 강이 있는 포도밭은 급격한 기온의 변화에 그리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하천은 적당한 습도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독일이나 프랑스의 쏘떼른느 지방 같은 곳에서는 귀부 균의 번식이 촉진되어 포도의 귀부 화 현상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된다.

숲의 유무 또한 중요하다 숲은 강풍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적당한 비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끝으로, 유통의 네트워크도 떼르와르의 주용한 요건이다.: 좋은 떼르와르의 요건이 토양, 기후, 수자원이지만 그 외 근처에 대도시가 있어 와인 소비가 잘 되는 곳이어야 한다. 즉 유통이 원활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4.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5.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