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기영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장 |
다행히 올 해 고속도로 빗길 사고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속도를 내는 고속도로에서의 교통사고는 큰 피해를 낸다. 특히 빗길 교통사고 사망률이 평상시보다 30% 이상 높다는 통계가 있다.
이럴 때마다 우리의 ‘빨리빨리` 조급증이 고속도로에서만큼은 제발 없어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외국 속담에도 ‘빨리빨리는 축복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비가 와서 노면이 미끄러운데도 평상시처럼 좀 더 빨리 가려고 하는 습관 때문에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빗길 고속도로 사고 차량을 살펴봐도 고속도로 이용 경험이 많은 운전자 사고가 더 많다. 평소 자주 다니던 도로라 과신하고 빨리만 운전하려는 탓이리라.
비 오는 고속도로에서는 전방 시야나 운행 여건에 따라 속도를 50%까지 감속해야 한다. 갑자기 앞을 분간하기 힘든 장대비를 만났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폭이 넓은 갓길이나 가까운 휴게소에서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다.
비 올 때 승용차 운전자가 염두에 두면 좋을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화물차나 버스 등 대형차량을 추월할 때다. 주변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월을 시도할 경우 대형차량 주변의 물안개로 인해 모든 시야가 잠시 가려지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시속 100km로 추월할 때 이로 인해 3~4초 동안 시야를 놓치는 것은 눈감고 100m를 그냥 내달리는 것과 같다. 이 어찌 위험천만하지 않겠는가? 비 올 때는 항상 앞서가는 대형차량 주변에 물보라가 일지는 않는 지 확인하고 시야를 충분히 확보한 후에 추월하면 좋다.
모든 사고가 다 그렇듯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원인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조금만 더 조심하고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면 빗길 고속도로는 안전하다.
이 장마가 끝나면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에 접어든다. 온 가족이 즐겁고 행복해야할 휴가 길이, 사고로 얼룩져 뒤돌릴 수 없는 불행의 길이 된다면 이 또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처럼의 휴가는 대개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마련이다. 출발 전에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잘 확인한 후 여유를 갖고 안전운전을 한다면 더 편안하고 쾌적한 휴가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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